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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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사망 날, 후유증 겪던 5·18 유공자가 세상 떠나며 남긴 유서 “다 묻고 가니 홀가분하다”

고(故) 이광영씨 사진. 향년 68세. 뉴시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날 5·18민주화운동 당시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된 고(故) 이광영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그의 유서가 공개됐다.

 

24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쯤 강진군 군동면 한 저수지에서 이씨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한지 반나절만에 발견된 것이다.

 

이씨는 지난 22일 오후 4시쯤 자택에 유서를 남기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씨가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서 이씨는 “어머니께 죄송하고, 가족에게 미안하고, 친구와 사회에 미안하다”며 “5.18에 원한도 없으려니와 작은 서운함들은 다 묻고가니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전했다.

 

이어 “나의 이 각오는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바, 오로지 통증에 시달리다 결국은 내가 지고 떠나감이다”라며 “아버지께 가고 싶다”고 유서를 마쳤다.

 

이씨는 이날 전북 익산에 있는 자신의 거주지에서 고향인 강진 군동면 한 저수지까지 170여㎞를 직접 운전해 사망 장소에 도착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부상자들을 구조하다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됐다. 그는 수십년간 통증에 시달렸으며 하루에도 6번씩 통증 완화 주사를 맞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8년 국회 광주 특위 청문회와  1995년 검찰 조사, 2019년 5월13일 전두환 사자명예훼손 혐의 1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에서 헬기 사격으로 어깨에 관통상을 입은 여학생을 구조해 적십자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증언했다.


김형환 온라인 뉴스 기자 hwan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