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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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1호기 ‘탈원전 손실’, 국민이 낸 전력기금으로 보전한다

한수원, 탈원전 비용 보전 세부계획 확정… 월성1호기 등 5기 대상
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의 담장 안으로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오른쪽)가 보인다. 연합뉴스

탈원전 정책으로 조기 폐쇄한 월성원전 1호기의 손실을 국민이 낸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으로 보전한다. 보전 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가 비용 보전 원칙을 ‘적법·정당하게 지출한 비용’으로 정함에 따라 논란이 일 전망이다. 월성 1호기는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 조작 의혹을 두고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앞서 2012년까지였던 설계수명을 10년 연장한 것과 관련해서도 법정 다툼이 진행됐고, 1심 법원은 수명 연장을 위법으로 판결했다. 

 

◆전력기금으로 원전 5기 비용 보전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제137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에너지전환(원전감축) 비용보전 이행계획’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탈원전 정책에 따라 폐쇄했거나 백지화된 원전사업 비용을 전력기금으로 보전해주는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전력기금은 전기사용요금의 3.7%를 부과해 조성한다. 내달 9일 이 개정안의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이행계획을 마련해 구체적 대상과 기준·절차를 정한 것이다.

 

이행계획에 따르면 비용 보전 대상은 조기 폐쇄한 월성 1호기와 사업이 종결된 삼척의 대진 1·2호기, 영덕의 천지 1·2호기다. 울진 신한울 3·4호기는 2023년 12월까지 공사계획 인가 기간이 연장돼 제외됐다.

 

비용보전 원칙은 △적법·정당하게 지출한 비용 △에너지전환 정책 이행과 직접 관계있는 비용을 △원금 상당으로 보전하되 중복 보전은 방지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연합뉴스

◆구체적 비용 나오려면 장기간 소요될 듯… 수천억원 가능성

 

보전 범위·규모는 월성 1호기의 경우 계속운전을 위한 설비투자 비용과 물품 구매 비용, 계속운전에 따른 법정부담비용 등이 포함된다. 신규 원전인 대진·천지 1·2호기는 인허가 취득을 위한 용역비와 인허가 취득 이후 지출한 부지매입비, 공사비 등을 보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한수원에 보전할 비용은 수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탈원전 정책을 두고 국론이 분열된 상황에서, 전기요금으로 조성한 기금으로 손실을 보전하는 데 대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월성 1호기의 구체적 보전 비용은 한수원 신청→정부·민간 전문가가 참여한 비용보전심의위원회→정부안 확정→국회 예산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대선 일정 등을 감안하면 최종 비용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나, 보전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할 가능성이 크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조기폐쇄가 결정된 2018년 상반기에 월성 1호기의 손상차손을 5652억원으로 인식,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냈다. 손상차손은 유형자산의 미래 경제적 가치가 적을 때 재무제표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이다. 즉 한수원이 2018년 계산한 월성 1호기의 가치가 5600억원이 넘는 셈이어서, 정부가 보전해야 할 비용도 상당한 규모일 것으로 추산된다. 산업부는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을 위해 투자한 설비에 대한 잔존가치를 보전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연합뉴스

◆재가동·폐쇄 과정서 잡음 커… 비용 보전 논란될 듯

 

월성 1호기는 재가동·조기폐쇄 과정에서 논란이 컸기에 비용 보전을 두고도 잡음이 일 전망이다.

 

1983년 준공된 월성 1호기는 2012년 설계수명인 30년이 만료되면서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개보수 비용 7000억원을 들여 설계수명을 10년 연장해 2022년까지 사용 연한을 승인받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이 추진되면서 월성 1호기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월성 1호기를 계속 가동해도 경제성이 적다며 2018년 6월 조기 폐쇄를 결정했고, 2019년 12월 영구정지했다.

 

2015년 원안위가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을 허가하자 국민소송원고단은 원안위를 상대로 무효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수명 연장이 위법이라고 판단했고 2심은 판단을 내리지 않고 소를 각하했다.

 

이후 2018년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과정에서도 정부가 월성 원전을 계속 가동했을 때 경제성이 적게 나오도록 평가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올해 6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채희봉 전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각각 기소해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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