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여고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합의하에 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한 이 남성은 1심 선고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 심리로 열린 A씨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혐의 1심 선고기일에서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각 5년 취업 제한을 명했다.
A씨는 인터넷 채팅에서 만나 밥을 먹기로 한 피해여성 B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양과 만난 당일 '땀이 났으니 모텔에 가서 씻자'는 취지로 말한 뒤 모텔에서 B양을 침대에 눕히고 완력으로 제압해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범행 날짜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B양이 고등학생에 불과한 점이나 온라인으로 연락하면서 어느 정도 신뢰 관계를 쌓은 점을 볼 때 둘이 모텔에 갔다온 이후 밥을 같이 먹은 사정으로 B양이 A씨와의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며 "A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B양이 자신에게 고백한 것을 받아주지 않자 무고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며 "그러나 B양이 이 사건 범행으로부터 6년이 지난 시간에 자신의 고백을 안 받아줬다는 이유로 무고할 이유가 없고 허위진술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되고 피해자가 이 사건 이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는 피해를 입었다"며 "그럼에도 A씨는 온라인상에 관련 글을 올리면서 범행을 과시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A씨는 선고 5일 뒤인 지난 16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