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지난 27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 앞서 상대팀 김사니(사진) 감독대행과의 악수를 거부해 화제가 됐다. 이 장면을 본 대다수 배구팬은 차 감독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IBK기업은행이 이번 선수단 내홍 사태로 빚어진 논란에 대해 내놓은 쇄신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한 탓이다.
IBK기업은행이 이날 발표한 쇄신책은 서남원 전 감독에게 반기를 들고 팀을 이탈한 주장 조송화와 김 대행에 관대한 조처하겠다는 게 요지다. 하지만 김 대행이 주장한 서 전 감독의 폭언 여부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신임 감독 선임까지 김 대행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오히려 논란이 되고 있다. 아울러 외국인 선수 교체 등 사태의 본질과 동떨어진 조처를 쇄신책의 하나로 내놓아 빈축을 사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우선 “조송화를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에 정식 회부해 징계 요청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행에 관해서는 “정상적인 리그 참여 및 선수단 운영을 위해 불가피하게 임시로 팀을 맡긴 것”이라며 “신임 감독이 마무리되는 대로 합당한 조처를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감독대행은 “팀 이탈이 아닌 사직서를 제출하고 팀의 조처를 기다린 것일 뿐”이라며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폭언이 원인이었다는 김 대행의 주장에 맞서 서남원 전 감독이 “폭언을 한 적이 없다”고 맞대응하자, 김 대행은 이에 관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일단 구단은 서 전 감독이 욕설 등을 한 적이 없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IBK기업은행은 기존 외국인 선수 레베카 라셈을 방출하고 새 외국인 선수로 달리 산타나(26·미국)를 영입하고 이번 일로 많은 선수가 심적인 고통과 상처를 받고 있어 전문 심리상담가가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고참 선수들이 서 전 감독에 반기를 든 것이 발단이라는 의심과는 동떨어진 쇄신책이라 논란에 대한 명확한 대처 없이 선수단 보호와 성적에만 전념하는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그래서 지난 24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를 펼쳤던 팬들은 27일에는 경기장 밖에서 다시 한 번 트럭시위를 펼치는 등 여전히 비판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