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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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딸 도로에 버린 친모… 이유가 “양육 힘들어서, 딸에게 미안”

“범행 공모한 남성, ‘애 버리자’는 식으로 말해 함께 유기”
영하로 떨어진 심야에 4살 딸을 인적 드문 도로에 내다 버린 30대 친모 A씨가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남성과 공모해 4살 딸을 인적이 드문 도로에 버린 30대 친모는 양육이 힘들어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남편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고 평소 술을 마시면 행패를 부렸다고 전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복지법상 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A씨와 20대 남성 B씨가 범행 전 채팅방에서 C(4)양의 유기에 관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어 게임 채팅방에서 자주 그런 이야기를 했다”면서 “B씨가 그러면 ‘애를 갖다 버리자’는 식으로 말해서 함께 아이를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B씨도 경찰에서 “A씨를 도와주려는 마음에 그랬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A씨는 취재진에게 “(딸에게) 죄송하고, 미안하다”, 남편과 관계에 대한 질문에 “술만 마시면 꼬장을 부린다”고 말했다.

 

A씨 등은 지난 26일 오후 10시쯤 경기도 고양시 한 이면도로에서 C양을 차량 밖으로 내리게 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양이 내버려진 당일 현지의 최저 기온은 영하 1도로 추정됐다. 경찰은 혼자 울고 있는 C양을 발견한 행인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며, C양이 메고 있던 어린이집 가방 등으로 신원 확인 뒤 친부에게 인계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당일 오후 5시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던 C양을 데리고 B씨의 차량에 탔고 월미도와 서울 강남을 거쳐 경기도 고양시로 이동했다. 이들은 이후 고양시의 한 도로에서 C양을 유기하고 인근 모텔로 가 숙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한 엄마는 남편과 이혼하거나 별거 중인 상태도 아니었다. A씨는 인터넷 게임을 통해 알게 된 B씨와 2개월 정도 알고 지내다 처음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