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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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시장 ‘불장’ 끝났나… ‘검은 주말’에 투자심리 위축

지난 주말은 가상화폐 시장에게 있어 그야말로 ‘검은 주말’이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다수의 가상화폐가 20% 이상 대폭락했다. 6일 그 낙폭을 어느 정도 만회하긴 했으나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전고점을 찍었던 상황과 비교하면 가상화폐 시장의 ‘불장’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기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65% 하락한 4만880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전일 대비 1.38% 하락한 6102만원에 거래 중이다.

 

주말을 지나오면서 5만달러대에 근접한 가격을 회복하긴 했지만, 비트코인은 지난 주말인 4일 오후 3시쯤 4만2000달러대까지 폭락했다. 비트코인의 폭락 이유는 파생상품시장에서 비트코인 매도 물량이 대거 출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파생상품시장에서 약 6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현물 가격도 동반하락한 것이다.

 

비트코인 매도 물량이 파생상품시장에서 쏟아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에 대한 공포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오미크론발 충격파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예상보다 더 빨리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테이퍼링(돈 풀기 축소)에 나설 것이란 우려도 비트코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안정자산보다는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금리 인상에 악영향을 받는다. 가상화폐 투자자 중에는 빌린 돈으로 투자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금리가 인상되면 이들의 투자 또한 위축되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시장이 코로나19 이후로 크게 성장한 것은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는 완화적 경제정책을 펼친 덕분이다.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축소되면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은 그만큼 저해된다.

 

지난 주말 가상화폐 시장의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지자 투자자들의 공포도 한층 더 커졌다. 가상화폐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 따르면 이날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18점으로 ‘극단적 두려움’(Extreme Fear)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주(27점·두려움)에 비해 9점이나 하락한 수치다.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찍었던 지난 11월의 공포·탐욕 지수는 73점으로 탐욕(Greed) 수준이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