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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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최초 감염된 목사 부부 신상 털렸다...도 넘은 마녀사냥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40대 목사 부부에 대한 신상 정보와 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국내 최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인 40대 목사 부부의 신상이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다.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40대 목사 부부에 대한 신상 정보와 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고 있다. 한 게시물에는 이들이 다정히 포즈를 취한 사진, 이들이 다닌 교회 이름, 부부의 담당 목사의 이름 등이 공개됐다. 심지어 자녀가 다니는 학교 이름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개인정보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들이 역학조사 때 거짓 진술을 해 오미크론이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심지어 “신상이 털려도 할 말 없다”, “자업자득”이라는 반응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신상털기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누리꾼은 “신상을 털면 마음이 풀리냐”며 “제발 아이까지는 건들지 말자”고 호소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건 폭력이다”라며 “아무리 밉더라도 방역 당국에 모든 걸 맡겨두자”는 목소리를 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목사 부부의 행위가 도덕적 비판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그것이 법적인 테두리를 넘어서는 안 된다”며 “특정인의 신상 정보를 무분별하게 퍼뜨리거나 이들을 직·간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국내 첫 오미크론 감염자인 40대 목사 부부는 지난달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역학조사에서 “공항에서 방역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고 거짓 진술했다.

 

이로 인해 이들을 공항에서 자택까지 데려다 준 지인은 밀접 접촉자 분류에서 제외돼 수일 지역 사회를 돌아다니며 오미크론 변이를 확산시킨 바 있다.


김형환 온라인 뉴스 기자 hwan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