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번지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위험하지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잇따라 ‘델타 변이보다 덜 위험해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오미크론은 팬데믹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여전하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남아공 의학연구위원회가 최근 펴낸 보고서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남아공 가우텡주의 한 종합병원에 있는 코로나19 환자 42명 중 70%는 산소 치료가 필요하지 않았다. 산소 치료를 받은 13명 중에서도 4명은 코로나19와 무관한 기저질환으로 산소 보충 치료를 받았다. 가우텡주는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이 된 곳이다.
파리드 압둘라 의학연구위 에이즈·결핵연구소장은 “이는 과거 유행 때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며 “초기 유행이나 다른 변이 확산 때는 병원에 오는 환자 대부분이 산소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4∼29일 이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16명의 평균 입원 기간은 2.5일로 직전 18개월간 평균치인 8.5일을 크게 밑돌았다.
앤서니 파우치(사진)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CNN 방송에서 “델타 변이보다는 (오미크론이) 덜 위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영국 건강 관련 재단인 웰컴트러스트의 제러미 패러 이사는 가디언 기고문에서 “지금은 백신이 (오미크론의 중증 위험도를) 낮춰준다고 낙관할 수 있을지 몰라도 앞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무력화할 수 있는 변종이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며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이 백신 미접종 상태로 남아 있게 되면 오미크론은 팬데믹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오미크론에 특화한 백신 승인을 최대한 간소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50개주 가운데 3분의 1에서 오미크론 변이 환자가 나온 미국은 2개월 만에 다시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