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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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 양주공장 철거 과정서 유해 화학물질 유출…사측 “은폐 의도 없었다”

환경부 “진상 파악 후 검토 거쳐 사정기관에 고발조치하겠다”

MTN

서울우유 양주공장 철거 과정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유출돼 노동자가 얼굴과 몸 등에 화상을 입었다.

 

이 공장은 지난 4월 폐업해 화학물질이 남아있으면 안 됐지만 코로나19를 이유로 정부가 현장 실사를 안 나오자 신고를 소홀히 했다.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 지방환경청에 바로 신고해야 하지만 한 달 넘게 사고를 은폐한 것으로 MTN 취재 결과 드러났다.

 

MTN에 따르면 서울우유 양주공장은 현재 철거가 진행 중으로 지난 10월 철거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유출돼 노동자가 다쳤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양주 신공장을 짓고 가동 중이며, 기존 양주공장은 매각해 올해 말까지 모든 시설을 철거해 넘겨줘야 한다.

 

사측은 양주 구공장 기계설비 철거와 매매 계약을 모 철거업체와 지난 9월 체결했다.

 

철거업체는 철거 작업 전 설비 내부에 물이나 화학물질 등이 남아있는지 서울우유에 문의했고 없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배관 절단 과정에서 내부에 있던 질산이 밖으로 뿜어져 나와 작업자들이 얼굴과 몸에 화상을 입고 질산 가스를 흡입했다.

 

서울우유는 지난 4월 양주구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환경부에 유해화학물질 영업 관련 폐업 신고를 했다. 그동안 취급한 화학 물질은 청소 용도로 사용한 질산과 수산화나트륨으로, 두 물질은 각각 강산과 강염기의 유해화학물질이다.

 

서울우유는 남아있던 화학물질과 관련해 잘못을 인정했다. 보관 탱크 게이지가 '0'으로 표시된 것만 보고 실제 내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

 

사고 처리 과정에서도 서울우유의 미흡한 대처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초동 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이 직접 대피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특히 화학사고 발생 시 즉각 소방서나 지방환경청에 신고해야 했지만 서울우유는 사고 발생 1달 넘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피해자 산재 처리 협의를 하다 결렬돼 철거업체가 먼저 지방 환경청에 사고 발생을 알리자 서울우유는 그제야 지방환경청에 신고한 것이다.

 

서울우유 측은 "외부 업체가 사고 발생 직후 상황을 공유해주지 않아 초동 대처를 할 수 없었고, 사고 신고가 늦은 이유는 법적 검토가 길어졌기 때문이며,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철거업체와 계약을 해지한 것은 매매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사고 발생 신고 주체에 대해 서울우유라고 못 박았다. 이어 진상 파악 후 검토를 거쳐 사정기관에 고발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