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출제 오류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가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상욱 교수는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학자의 입장에서 평가원의 해명은 말도 안 된다”며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평가원은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의 타당성이 유지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오른쪽 주머니에 4000원, 왼쪽 주머니에 –1000원이 있으니 총액은 3000원이라는 것”이라며 “문제에서 총액만 물었으니 –1000원이 정말 존재할 수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평가원의 해명을 “정해진 방법으로만 풀고 문제에서 질문한 것만 고려하라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 고등학교 교육은 평가원이 해명한 철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며 한국 교육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비판했다.
그는 “학생들은 엄청난 양의 문제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풀어서 유형을 암기하여 시험에 대비한다며 ”수학은 아예 수많은 문제의 모범 풀이를 통째로 외운다. 사실 풀이 방법을 외우지 않고 시험 중에 독창적으로 풀다가는 주어진 시간 내에 문제를 다 풀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미 고등학교에서는 정말 창의적이고 진짜로 똑똑한 아이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평가원은 이미 수십 년 간 진행되어 온 이런 철학에 따라 대답한 것“이라며 ”왜 우리는 이런 철학으로 교육이 운영될 때는 가만히 있다가 수능에서 그 치부가 드러나자 분노하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앞서 지난 9일 법원이 출제 오류 논란을 빚은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해 1심 본안 판결 전까지 정답 결정의 효력을 정지하라고 판단하며 해당 과목 응시생들의 성적표에는 해당 과목 성적이 공란으로 남겨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