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상류에 있는 충북 옥천군 한 야산에 불법 매립된 폐기물에서 중금속 침출수가 흘러나와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13일 옥천군에 따르면 동이면 세산리 사유지인 한 야산에 불법으로 매립된 폐기물에서 중금속이 함유된 침출수가 흘러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산지 개발 후 원상복구가 이뤄질 곳에 광석을 제련하고 남은 찌꺼기(광재) 등을 불법 매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광재는 폐기물법에 따라 처리시설을 거쳐 매립해야 한다. 하지만 처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불법 매립한다.
지난 5월 이곳에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한다는 주민 제보가 옥천군에 접수됐다. 군 환경과는 차량이 드나드는 시간대를 확인하고 폐기물 반입이 더 이뤄지지 않도록 막았다.
지난 10월엔 굴착기로 폐기물 불법 매립을 확인했다. 실제 그곳엔 검게 변한 흙이 나오는 등 폐기물이 매립돼 있었다. 일부 폐기물은 부직포와 폐플라스틱도 섞여 있었다. 군은 즉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는 한편 2t 용량의 저류조 설치 등 오염 방지 대책을 세웠다.
이 폐기물은 대전에 사업장을 둔 폐기물 수집 운반업자 등이 지난해 11월부터 수개월 동안 인천과 경기 화성시 쪽에서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기물 수집·운반업자는 경찰 조사에서 25t 트럭 200대 분량인 5000t을 반입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폐기물 매립량이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곳에선 중금속이 함유된 침출수가 흘러나온다. 군이 지난 10월 말 불법 매립지 침출수를 수거해 충북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의뢰한 결과 구리 성분이 기준치의 3배가 넘는 1.574㎎/ℓ 검출됐다.
중금속인 구리는 폐기물관리법에 청정지역 침출수 배출 허용기준이 0.5㎎/ℓ 이하다. 구리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물을 마시면 헛구역질과 복통, 간장장애, 중추신경장애, 신장장애, 소화기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해당 매립지는 대청호 상류에 있는 금강 줄기와 2∼3㎞ 정도 떨어져 있다. 군은 대청호와 금강에 미칠 영향은 작지만 경찰 수사 윤곽이 나오면 폐기물처리 조치 명령을 할 예정이다. 또 고발 등 법적 대응 검토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지하수 오염을 막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했다. 불법 폐기물이 처리될 때까지 침출수를 수거해 폐기물종합처리장으로 옮겨 구리 성분을 제거하고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옥천군 관계자는 “폐기물 불법 매립지 인근 토양에서는 다행히 중금속 등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환경오염은 물론 주민의 삶까지 영향을 주는 폐기물 불법매립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