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과거 대학 초빙교수 임용 지원서에 허위 근무이력과 수상경력을 기재하고 가짜 재직증명서도 제출했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밝혀져 파문이 인 가운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지, 대통령 부인(영부인)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며 선 긋기에 나섰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15일 국회에서 기자들로부터 ‘김건희씨 관련 의혹이 윤 후보와 결혼 전 일이라는 해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가 대통령을 뽑는 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어제 윤 후보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략적인 것은 다 해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서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 남의 경력 사항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서 얘기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또한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기재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냐’는 거듭된 질문엔 “허위 경력인지 아닌지 몰라서 얘기할 수 없다”고 얼버무렸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을 수사할 때완 사뭇 다른 태도와 잣대를 보인다’는 지적엔 “조국 사태 수사 때 기준이 어떤 것이고, 이것(김건희씨 의혹)과 관련해 무엇이 그 기준에 맞지 않는지 납득을 사실 못하고 있다. 정확히 알면 얘기할 수 있는데, 정확한 내용을 모른다”고 역시 말을 아꼈다.
김씨가 언제 선거판에 ‘등판’하느냐는 질문엔 “후보 부인이니까 언젠가는 (등장)하리라 본다”면서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어느 시기에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정확한 시기를 특정짓진 못했다.
김 위원장은 “어느 시점이 될지 모르지만 여러가지 우리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대중 앞에 안 나타날 수 없으니 적정한 시기에 적정한 방법으로 데뷔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의 이른바 ‘부인·처가 리스크’에 관해 선대위 차원에서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그는 “자꾸 그 문제가 나오니까 나름대로 제대로 한번 검토해보겠다”면서 “오랜 시간이 안 걸릴 거라고 본다. 하루 이틀 내에 (논의 결과가) 나오면 언론에 그대로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6일 “우리가 국모(대통령 부인을 조선시대 국모에 빗댐)를 선거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던 이수정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4일 김씨의 허위경력 의혹이 재차 불거지자 “불법행위에 관해선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이기도 하다.
그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씨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우리가 뽑을 수 있는 제일 높은 선출직이 대통령인데, 그 부인이 유감스럽게도 평범한 인생을 살아오지 못했다면 불법 행위는 수사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좀 안타까운 부분은 결혼한 지 8년밖에 안된 남편이 아내의 과거 수십 년을 알 수 있는 가능성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런 것까지 우리가 따져 묻는 세상이 돼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대통령을 뽑는 선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며 “조선시대도 아니고 이제 국모가 어디 있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는 15일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앞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허위 이력과 관련 청년들의 분노 여론이 있는데 사과 의향이 있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에 윤 후보는 “대선 후보 부인으로서 과거 처신에 있어 미흡한 점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 국민께 송구한 마음을 갖는다는 뜻”이라며 의혹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부인의 사과는 ‘적절’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