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제시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 한시 유예’ 정책이 당·청 갈등 도화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와대가 거듭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펼쳤지만 이 후보는 재반박에 나서며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미래 권력과 현재 권력의 충돌 조짐이 보이고, 당내에서도 혼선이 가중되면서 시장에 엇갈린 신호가 발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는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인터넷 언론사 합동 인터뷰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대해 “양도세 강화의 기본 흐름에 반한다는 생각 때문에 반대하시는데 저는 정책의 일관성도 중요한 가치지만 그보다는 당면한 현실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현실적 문제 해결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정책 변경은 없다는 기조를 이날에도 천명했지만, 정책 변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 이호승 정책실장은 앞서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한 자리에서 정책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실장은 “지금 주택시장 상황이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전환점이기 때문에 다주택자 양도세와 같은 근간에 대한 논의는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화 추세로 진행 중인 예민한 상황에서 정책 변경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논리다.
현재 규제지역에 소유한 주택을 다주택자가 매각할 경우, 기존양도세율 이외에 최대 30%(3주택 이상)가 더 부과되는데 이 후보는 이 양도세 중과 부여 시점을 1년 늦추자고 제안한 상태다. 이 실장은 ‘정책 일관성’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이 실장은 “시장 메시지에 혼선이 생길 것”이라며 “다주택자에 대해서 11개월간 양도 시간을 주었는데 그 기간이 지난 뒤에 다시 정책을 되돌리게 되면 일관성이 흐트러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점을 연기하면 매물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지적에 “논의가 있으면 오히려 매물이 안 나오고 잠기게 된다. 오히려 수요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밀어붙일 태세다. 이미 전국민재난 지원금을 제안했다 철회한 바 있다. 이번에도 다시 제안을 철회한다면 집권여당 대선후보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성과도 맞물리는 상황이어서 이 후보도 후퇴가 쉽지 않다. 이 후보는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고 정부의 입장은 반대인 것 같다”고 전제하면서도 “이견들이 정리되지 않는 상태지만 주요 당 지도부와는 교감한 후 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또 “일부는 당과 충분히 조율되지 않은 그런 얘기들이 있었던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양도세 유예 靑 반대에도 밀어붙이기
기사입력 2021-12-16 18:24:13
기사수정 2021-12-16 18:24:12
기사수정 2021-12-16 18:24:12
당·청 갈등 확산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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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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