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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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허위이력 의혹' 이재명 장남 '불법 도박 의혹'… '가족 리스크' 비상

갈수록 비호감 대선
윤석열 배우자 허위이력 논란 속
이재명 장남 불법 도박 의혹 돌출
“아비로서 아들의 못난 행동 사과”
여야 ‘내로남불식 공방’만 가열

여야가 모두 대선 주자들의 ‘가족 리스크’에 비상이 걸렸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이력 의혹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장남 불법도박 의혹이 부상했다. 최근 각종 여론 조사에서 초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불거진 가족 리스크에 양 진영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대선 중반 판세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16일 조선일보 보도로 자녀 불법도박 의혹이 알려지자 “아들의 잘못에 대해 사죄의 말씀 드린다”며 즉각 사과했다. 해당 보도는 이 후보의 장남(29)이 2019∼2020년 카드게임 사이트인 포커 커뮤니티에 올린 게시물 200여개를 근거로 불법도박 의혹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이 끝난 뒤 아들이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입장문에서 “언론 보도에 나온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는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라며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 이날 인터넷 언론사 공동인터뷰에서도 “형사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선택의 여지 없이 책임져야 한다”고 재차 낮은 자세를 취했다. 이 후보의 장남도 사과문을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며,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는 이날 “나 자신이나 내 처(아내)나 그런 문제에 대해선 국민 비판을 겸허하게 다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부인 김씨가 사과의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사과에 공식과 비공식이 따로 있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이같이 전했다. 김씨 사과에 거듭 공감의 뜻을 표하면서도 별도 공식 사과에는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어 “사과라고 하는 건 잘못된 게 있을 때는 국민에 대항해 이길 수 없는 것 아닌가. 과도하고 부당한 공세라고 하면 팩트체크를 해도, 미흡하다고 생각할 때는 다 수용하고 100%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차원”이라고 했다.

과도한 ‘연좌제’ 공세로 선거판이 혼탁해질 우려가 제기된다.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채진원 교수는 “후보 부인, 아들을 심판하려고 투표를 하는 건 아니다”며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는 것이 맞는 만큼, 후보 본인이 아닌 가족 의혹을 거론하지 말자는 신사협정이라도 맺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