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사진)는 18일 "어려움에 처한 민생경제를 고려해 공시가격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면서 공시지가 현실화 속도조절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집값 폭등으로 인한 부담을 온전히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23일 공동주택 공시가 발표를 앞두고 정부여당의 공시지가 현실화 기조에 정면으로 제동을 건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놓고 청와대와 대립해온 상황에서 공시가마저 여당 후보가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해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당초 민주당에선 공시가 현실화 속도조절론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 후보는 "올해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여 내년도 부동산 공시가격 또한 상당히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은 재산세, 건강보험료 부담 증가, 복지 수급 탈락 등 국민부담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정책의 목표는 국민의 고통과 불편을 줄이고, 국민의 더 나은 삶과 행복을 실현하는데 있다. 목표와 수단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정책이 국민을 더 고통스럽고 어렵게 해서는 안 된다"고 속도조절 필요성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재산세나 건강보험료는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대책을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며 "공시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는 재산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계획을 유예·재조정하여 세 부담을 현재와 유사한 수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 과거에도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던 현실을 고려해 세 부담 상한 비율도 낮추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으로 복지 수급 자격에서 탈락하는 일이 없도록 다각적인 보완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며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기초생활보장 등 여러 복지제도는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완충장치가 없다. 영향이 큰 제도부터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유사한 '조정계수'를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2년 공시가격 열람과 확정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는다. 12월 말부터 표준지 공시지가를 시작으로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연달아 결정된다"며 "당정은 신속한 협의를 통해 국민부담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고, 과도한 부담이나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제도 개편에 나서 주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