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2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재명 대선후보의 소상공인 코로나19 ‘선(先)지원’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 작업에 나섰다. 이날 의총의 공식 의제는 소상공인 지원방안이었지만 이보다 관심을 모은 것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유예안’에 대한 이견 분출 여부였다. 당 지도부는 이를 의식한 듯 부동산 세제 문제 논의를 위한 워킹그룹을 별도로 구성해 세제 개편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정부의 반대 수위가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당내 분란으로까지 비칠 경우 대선정국에서 불필요한 당력 소모로 이어질 것이라는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일종의 출구전략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을 열고 선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과 대통령의 세종시 집무실 설치를 위한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기 위한 논의를 벌였다. 이는 모두 이 후보가 내놓은 공약을 입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의총에는 이 후보도 참석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일부 언론에서 오늘 의총을 통해서 양도세 중과유예와 관련한 논의가 있을 것이란 보도를 했는데, 이 문제는 지도부와 후보 간 충분히 협의해서 오늘 의총에서 논의하기보다는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워킹그룹을 만들어서 다양한 당내 의견을 가진 분들로 구성, 당안을 만드는 논의를 우선하도록 논의했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야당은 국민이 눈살 찌푸리는 것처럼 자중지란에 빠져있지만 우리는 흔들리지 않고 민생을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 목소리를 듣고 함께하는 기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를 두고 의총에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대한 의원들 간 찬반 이견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당 지도부는 전날 유예안 문제를 워킹그룹으로 불리는 별도 특위를 꾸려 논의키로 가닥을 잡았다. 청와대 출신의 한 의원은 “지도부가 워킹그룹 운운하면서 반대파들의 김을 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의견이 빨리 정리가 안 될 경우 집권 후까지 (후보가) 많이 열어놨다”며 “당정청이 의견이 다 모아져야 하는데 쉽지 않다. 이견이 많을 경우 (시점이) 뒤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도 이 후보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면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이 후보가 소상공인 지원 목적으로 요청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가용가능한 재원을 통한 신속지원 입장을 고수했다.
이 후보는 이날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여성기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실장의 추경 관련 발언에 대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야권이 동의하면 대규모 추경이나 지원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가 반대하더라도 야당의 협조만 있으면 추경을 밀어붙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