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수정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전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두고 “감성적이고 어떻게 통곡을 안 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눈물이 쏟아질 만한 대목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과의 진정성이 있었다고 엄호했다. 당내에선 이번 김씨의 사과로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겠느냔 기대감과 사과가 늦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교차하는 등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한 이 위원장은 김씨의 사과가 감성적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당사자 입장에선 사과의 대상이 물론 국민이기도 하지만 남편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며 “본인이 쓴 상당히 진정성 있는 사과문”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김씨가 사과문에서 ‘제가 없어져서라도’라고 한 대목과 관련해선 “없어지고 싶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는 유언일 수도 있고, 극단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며 “이런 프라이버시를 선대위 아랫사람들이 작성했을까”라고 되물었다. 이 위원장은 다만 김씨가 언급한 ‘조용한 내조’가 선거 기간 등판하지 않는다는 뜻이냔 물음에 “그것은 두고 볼 일”이라며 “본인 희망 사항은 무(無)등판인 것 같은데, 저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근식 선대위 총괄상황본부 정세분석실장도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김씨의 사과가) 너무 늦었다는 측면에서 국민께 죄송하지만, 어제 기자회견은 진정성이 전달됐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괜찮았다고 생각한다”고 높게 평가했다. 선대위 내부적으론 김씨가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만큼 악화일로로 치닫던 그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개선됨과 동시에 윤 후보의 지지율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지 않겠느냔 희망 섞인 전망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등판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반면 김씨의 사과가 윤 후보의 지지율 정체와 하락이 이어지는 시점에서야 나온 것을 두고 ‘등 떠밀려 한 사과’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새어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어제 김씨가 사과하는 장면을 생중계한 유튜브 채널이나 온라인 기사 댓글 같은 걸 보면 긍정보단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보였다”며 “윤 후보의 지지율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김씨의 사과문이 ‘허위 이력’ 의혹보다는 윤 후보에 대한 미안함이 주였다고 읽힐 수 있는 점과 유산 경험을 거론하는 등 감성에 호소한 측면이 부적절했단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