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예정됐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 초선 의원들 간 토론회가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현 원내대표의 중재를 초선들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뉴스1에 따르면 당내 갈등 상황 노출 우려 속에 29일 진행하려던 이 대표와 초선 간 토론은 취소됐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초선의원들이 당 대표에 대한 우려 상황을 얘기한 것이고, 이 대표는 나름 소신 발언을 할 텐데 서로 감정을 노출하는 것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고 취소 배경을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초선 간사를 맡은 정경희 의원을 만나 중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도 “이 대표와 초선 간 갈등 상황이 노출되면 후보가 가려진다”며 “후보가 지방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서울에서 잡음이 나오는 상황이 반복되는 건 부적절하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윤 후보는 29일부터 1박2일 대구·경북(TK) 방문이 예정돼있다.
앞서 정 의원 등 국민의힘 초선 의원 5명은 이날 오전 당 대표실에서 이 대표를 만나 전날 초선 의원총회에서 모인 의견을 전달했다. 전날 의총에서는 대선 패배 위기감과 함께 ‘당 대표 사퇴’를 거론하는 일부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초선 의원들은 29일 이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무제한 토론 형식의 의총을 열기로 했었다.
이 대표와 윤 후보 선대위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이런 내홍이 정권교체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스스로는 ‘제언’이라고 하지만, 제언하는 방식이 SNS에 올리거나 언론에 이야기하고 있다”며 “꼭 모든 사람이 다 옳은 제언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조경태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무조건 공격성의 발언을 할 것이 아니라 당원들과 의원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되짚어 봐야 한다”며 “당 대표로서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이라고 쓴소리를 냈다.
윤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내부적으로 비공개로 쓴소리하고 건의해야 할 이야기와 공개적으로 할 이야기를 명확하게 가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이 대표의 ‘장외 쓴소리’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 후보는 이 대표를 향해 “이것(대선 결과)이 향후 본인의 정치적 입지나 성취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자기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정확히 판단할 것이라 믿는다”라고 우회 압박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와 공개 얘기를 가려 하라’는 윤 후보의 지적에 “저에 대해 한 이야기일까”라고 반문한 뒤 “제가 했던 얘기 중 비공개로 해야 했던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라면서 “국민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언론들이 대신해 물어보는 것이고, 그것을 답하는 데 성역이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받아쳤다.
일부 초선들이 ‘당 대표 사퇴’까지 거론한 데 대해서는 “저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었던 것에 대해 상당히 관대하다. 이런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대위 복귀 가능성에 대해 “상임선대위원장은 기획하고 지휘하는 입장인데, 그게 안 되니 지금은 (복귀하지 않겠다는) 기존 생각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구체적으로 후보 측에서 요청이 있으면 그건 당연히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