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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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생애 첫 주택 취득세 감면, 수도권 4억→6억 상향”

4번째 ‘부동산 감세’ 공약 발표
양도세·공시가·종부세 이어 완화책
“부부합산 소득기준·면제 대상 확대
취득세율 3% 부과기준도 9억→12억”
온갖 공약에도 서울 지지율 제자리
‘수도권 의식?’ 질문에 “없다고 못해”
나란히 사회보장정보원 방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이낙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이 29일 서울 광진구의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을 방문해 참석자 소개를 들으며 박수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수도권, 특히 서울 표심에 공을 들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9일 부동산 관련 공약을 또 하나 꺼내 들었다.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취득세 감면 기준을 확대하고, 최고세율 기준을 상향하는 내용의 ‘취득세 감면’ 공약이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주택가격 상승으로 증가한 취득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국민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부동산 세제 원칙도 바로 세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와 공시가격 제도 전면 재검토, 종합부동산세 완화에 이은 이 후보의 네 번째 ‘부동산 감세’ 공약이다.

이 후보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취득세 50% 감면 혜택 기준을 현행 수도권 4억원, 지방 3억원에서 각각 6억원, 5억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취득세 감면 대상이 되는 부부합산 소득 기준도 높이고, 취득세 면제 대상 주택 범위도 넓히겠다”고 제시했다. 취득세 최고세율 3% 부과 기준도 현행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세계일보 통화에서 “1가구 1주택자나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매하는 분들이 주택가격이 올라 취득세 부담도 덩달아 커지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든 줄여보자는 취지”라며 “특별히 부동산 대책이라기보다는 무주택자와 서민의 부동산 거래세를 줄이자는 기존 원칙에 맞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서울 광진구 보건복지행정타운의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을 방문해 종합상황실의 상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가 특히 부동산 관련 이슈에 집중하는 까닭은 서울 표심을 잡기 위해서다. 수도권 중에서도 이 후보가 지사직을 지낸 경기도에서는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편인데 서울에서는 유독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부동산 세제 관련 정책으로의 집중이 수도권 표심 잡기용’이냐는 질문에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이 후보는 이어 “부동산 정책은 실패한 것이 분명하고, 실패했으면 원인을 제거하고 바꿔야 한다”면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재차 비판했다.

그렇지만 이 후보의 갖은 노력에도 서울 민심은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달 26∼27일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9명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서울 지역만 떼어놓고 보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가 44.3%, 이 후보 지지가 36.0%였다. 하지만 한 달 뒤인 지난 24∼25일 실시한 KSOI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서울 지지율은 이 후보 36.5%, 윤 후보 33.7%로 나타났다. 낙폭이 큰 윤 후보와 달리 이 후보의 서울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뚜렷하게 오르지도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이낙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이 29일 서울 광진구 보건복지행정타운의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 “서울은 원래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는데 이번에는 부동산 문제, 경기 성장률 문제 때문에 매우 어려워졌다”며 “우리가 복구하는 게 제일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선대위 또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그래도 현장에서는 싸늘했던 것에 비해 요즘은 온기가 느껴지는 편”이라며 “우리가 더 진정성 있게 국민께 다가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