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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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 통신조회 282만회" vs “그 기간 330만건 사건 처리”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김진욱 처장이 “윤석열 검찰총장 재직 시 (통신조회가) 282만여건에 달한다”라고 항변하자 야당은 “그 기간 검찰은 330만건가량 사건을 처리했다. 비교할 것을 비교하라”고 반박했다. 검찰보다 공수처가 통신조회를 적게 했다고 항변한 김 처장을 향해, 공수처가 한 사건을 처리하는 동안 더 많은 통신조회를 했다는 식으로 받아친 셈이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진행된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검찰이 2019년 하반기부터 2020년 말까지 330만건 사건을 처리하면서 통신조회는 280만건을 했다”라며 “(김 처장은) 처리한 사건 숫자는 빼놓고 통신조회 건수만 말했다.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공수처가 통신조회를 135건 하는 동안 검찰은 59만7000건, 경찰이 187만건을 했다. 저희보고 통신사찰 했다고 하는 건 과하다”라는 김 처장 답변을 문제 삼는 동시에 공수처 수사력을 비꼰 답변이다. 현재까지 공수처가 처리한 사건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특혜 채용 의혹’ 1건 뿐이다. 

 

이에 김 처장은 “말씀이 지나치다“라고 항변하면서도 검찰의 사건 처리 건수에 대해서는 “처음 들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특수사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수사하기 때문에 검찰에서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사건들과 비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수평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윤 의원과 김 처장의 기 싸움은 계속 이어졌다. “기자 통신조회를 몇 명 했는가”라는 윤 의원 질의에 김 처장은 “직종별로 아는 것이 없다”라고 답했다. 윤 의원이 “몇 명인가”라고 재차 묻자 김 처장은 “(윤 의원이)말씀해주시죠”라고 되물었다. 이에 윤 의원은 “정말 오만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처장은 윤 의원이 “기자의 가족을 조회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공수처가 한 언론사의 모친까지 통신조회를 한 이유를 묻자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입을 닫았다. 이에 윤 의원은 “어려운 질문이나 곤궁한 질문은 피해간다”며 “피의자와 통화한 야당 의원을 조회하고, 기자와 통화한 가족을 조회하고, 야당 의원과 통화한 민간인을 조회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재차 질타했다. 

 

한편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도 "282만여건을 조회한 검찰이 그사이에 처리한 사건이 수백만 건인데, 공수처는 총 3건에 대해 수백건이 돼 있다. 비난받아야지 이게 어떻게 같냐"고 지적하자 김 처장은 "유 의원 말씀을 유념하겠다. 너무 (통신자료 조회) 범위가 넓지는 않았는지 성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