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가 임기 말 강하게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국민 10명 중 4명가량은 북한 비핵화 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 뒤 협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다수 여론은 이를 납득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임기 마지막 해를 맞는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대를 유지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임기 말 지지율이다.
세계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2.9%는 “종전선언 이전에 북한 비핵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20대(52.1%)와 국민의힘 지지층(61.7%)에서 북한 비핵화가 먼저여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현 정부가 북한을 비핵화 협상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문 대통령의 입장과 동일하게 ‘비핵화를 위해 종전선언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은 19.7%에 그쳤다. ‘비핵화와 종전선언의 동시 논의’를 선택한 응답자는 32.1%였다.
미국과 영국 등이 선언하고 일본이 사실상 동참한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한국도 동참할지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해야 한다”는 의견이 44%,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47.4%로 오차범위 내였다. 문 대통령은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41.4%, 부정 52.2%를 기록했다. 민주화 이후 모든 대통령이 임기 만료 6개월 전 30%대 이하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에 직면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조사 어떻게 했나
세계일보 신년 여론조사는 지난 12월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3명을 대상(통계 보정으로 1000 표본으로 분석)으로 일대일 전화면접조사(CATI, 유선 21%·무선79%) 방식으로 진행됐다. 남녀 각각 536명(52.9%), 477명(47.1%)이다. 표본은 유무선 RDD 표본추출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3.1%포인트(응답률 10%)다. 일부 백분율 합계는 99.9% 또는 100.1%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소수점 반올림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전체 결과 해석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조사는 리서치앤리서치가 진행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부 지역에 배달된 신문에서는 선거여론조사기준 개정(12월 15일) 전 기준인 목표할당 사례수(1000명)로 가중적용한 결과를 보도했다. 이후 보도에서는 조사기관이 개정 후 기준인 실제 조사 완료된 사례수(1013명)로 가중적용한 결과 자료를 다시 제공했기 때문에 미세한 수치 차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