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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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엄단” “범죄수익 환수”… ‘동학개미’ 공략 나선 李·尹

새해 첫 일정으로 증시 개장식 참석
李 “주가 5000포인트 현실화 기대”
尹 “반기업 정서 또 기승” 여권 비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새해 첫 업무일 공식 일정으로 나란히 한국거래소 개장식에 참석했다. 대선의 향방을 가를 2030세대를 비롯한 청장년층의 대다수가 ‘동학개미’라 불리며 주식투자에 관심이 높은 만큼 이들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다.

3일 오전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및 증시대동제’에 참석해 증시 개장 카운트다운을 함께 외친 두 후보는 약속이라도 한 듯 주가 상승을 상징하는 빨간색 계열의 넥타이를 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마스크도 한국거래소 측이 준비한 임인년을 상징하는 호랑이가 프린팅된 빨간 마스크를 쓰고 행사에 임했다.

방명록에 ‘자본시장 투명화, 신속한 산업전환으로 주가지수 5000포인트를 향해 나갑시다’라고 적은 이 후보는 축사에서 자신의 넥타이를 거론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은 파란색이다. 이 후보는 “원래 빨간색이 제 정체성에는 잘 안 맞는데 오늘 굳이 매고 온 것은 올해 황소가 범을 밀어내고 불장이 되라는 취지로 매고 왔다. 혹시라도 오해가 없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농담을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주식시장 활성화와 관련해 이 후보는 “주가 조작이나 시세조종과 같은 불공정행위를 엄단해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어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이 대주주나 시장의 강력한 힘에 의해서 피해를 본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결국 성장성과 투명성, 공정성을 갖춰서 코스피 3000 시대에 이미 도달했지만, 앞으로 4000 시대를 넘어서서 5000포인트 시대를 향해 가는 원대한 대장정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실주, 작전주, 단타, 심지어 풋옵션 매도까지 하다 결국 IMF 위기 때 완전히 재산을 정리했던 기억이 있다”며 자신의 주식 투자 경험을 소개한 이 후보는 “저평가된 우량주나 가치주를 사놓으면 언젠가 제자리에 갈 것이다. 시장을 믿고 투자하시라”고 투자를 독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큰 도약을 기원합니다’고 방명록을 작성한 윤 후보도 기업 규제를 합리화하고 불공정거래 및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을 비롯한 금융범죄를 엄벌하는 데에 이 후보와 한목소리를 냈다.

그는 “최근 포퓰리즘 득세 조짐과 자유로운 기업 활동에 족쇄를 채우는 규제 움직임 등 반기업 정서가 또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업 실적에 비해 뒤떨어진 정치·경제 시스템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 원인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이어 “주가조작을 통해 얻은 범죄 수익은 확실하게 환수하며 주가조작을 시도할 경제적 유인을 없애는 한편 이에 가담하는 자는 우리 증권시장, 더 나아가 금융시장에서 퇴출시킨다는 각오를 갖고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2022년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은 빠른 물가 상승 압력 속에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논의 중”이라며 “올해 글로벌 유동성 공급 축소 충격에도 끄떡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자본시장, 외환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