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내 ‘반중 선봉장’ 리투아니아가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한 맞대응으로 중국 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스페인 건설기업과 계약 체결을 거부했다.
6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정부는 국영 철도회사 레일웨이즈에 국가안보 이익을 고려해 중국 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스페인 철도 교량 건설 업체 프엔테스와 계약 체결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레일웨이즈는 지난해 리투아니아내 철도 교량 건설 입찰 공고 후 최저 금액인 6250만 유로(약 847억원)로 공모한 프엔테스를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레일웨이즈는 정부에 프엔테스와 계약 진행을 위한 검토 요청을 했다.
리투아니아 정부는 프엔테스가 중국 기업인 ‘차이나 로드 앤드 브릿지 코퍼레이션’을 모기업을 두고 있어 프엔테스와 중국과의 관계가 국가안보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투아니아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중국의 경제 보복과 무관치 않디. 리투아니아 정부는 지난해 11월 수도 빌뉴스에 대만이 ‘타이베이 대표처’가 아닌 ‘대만 대표처’를 여는 것을 승인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며 리투아니아와의 외교 관계를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급으로 격하하고 리투아니아를 상대로 비공식 경제보복을 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에 대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리투아니아 지원에 나서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을 방문한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교장관과의 공동회견에서 “중국은 우리의 공동가치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우리는 리투아니아를 괴롭히려는 중국 정부의 시도에 대해 당면한 우려가 있다”며 “미국은 독일을 포함한 동맹과 함께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경제적 협박에 대응하면서 중국의 위협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역시 리투아니아를 위해 2억달러(24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리투아니아 주재 대만대표부를 이끄는 에릭 황은 “리투아니아 산업에 투자하고 양국 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2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것”이라며 “우선 순위는 반도체, 레이저, 생명공학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