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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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尹·李 극적 화해에 “밀당의 ‘애정쇼’… 바닥 드러낸 잔꾀 쇼맨십”

與 “정치쇼로 위기 모면” “단일화 쓰나미로 우리에게 밀려 들 수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전날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하자 “엎질러진 물”이라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7일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는 위선의 운전대를 잡았다. 4인의 웃음 뒤에 음습한 담합이 보인다”고 적었다. 이어 “이준석의 비단주머니가 속 빈 ‘가마니’였다”며 “‘가만히’ 있으라는 잔꾀도 못 참는 형님과 삐쳤다가 다시 포옹하는 밀당의 애정쇼만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인사가 연습문제였다며 대선을 코믹쇼로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며 “연습문제 대신 처절한 반성을 시켰어야 했다. 잘못을 시정하는 행동을 요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 전 장관은 “그러나 엎질러진 물이다. 바닥까지 드러낸 잔꾀 쇼맨십으로 국민 마음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전날(6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추진했으나 이 대표와 윤 후보의 막판 의총 참석을 계기로 철회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의원 전원이 참석한 의총장에서 그간의 갈등 관계를 일시에 봉합하고 ‘원팀’을 약속했다. 이 대표가 지난달 21일 선대위직을 사퇴한 지 16일 만이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전날 의원 전원이 참석한 의총장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치겠다며 포옹했고, 의원들은 박수 치며 환호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 대표는 의총장에서 윤 후보와 극적 화해 후 “오늘 후보님이 의총 직후 평택에 가시는 일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제가 국민의힘 대표로서, 그리고 택시 운전 면허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후보님을 손님으로 모셔도 되겠습니까”라고 제안했다. 이에 윤 후보가 응하면서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운전하는 아이오닉 전기차를 타고 평택 공사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들을 조문 장소로 이동했다. 뒷자리에는 김기현 원내대표와 권영세 사무총장 겸 선대본부장이 함께 탔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극적 갈등 해소를 두고 ‘쇼’라고 규정하면서도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집안 싸움으로 관심을 끌더니 극적 봉합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급기야는 승용차를 나란히 타고 화재사건 현장으로 가는 그림으로 연출하는 정치의 끝판왕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벼랑 끝까지 상황을 몰고 간 후 극적으로 봉합하는 이준석 스타일의 정치쇼가 재연됐다. 또 한 번의 정치쇼로 위기를 모면했다”며 “이준석-윤석열 공멸에 대한 공포가 이번 정치 이벤트를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쇼를 기획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단일화 이벤트는 이재명 후보로서는 악재”라며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정신을 조금만 차려도 국민들은 저들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며 “지각변동의 에너지가 단일화의 쓰나미가 되어 우리에게 밀려들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