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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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준석 갈등에 중재 나선 洪…尹과의 공식 회동에는 선그어

‘원팀’ 구성 위한 마지막 퍼즐 맞추기…“尹, 홍준표·유승민에게 정성 쏟아 선거 지원 이끌어내야”
국민의힘 원희룡·유승민·홍준표·윤석열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왼쪽부터)가 지난해 10월13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국에서 열린 제주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주도 사진기자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당 선거대책위원회를 전격 개편하고,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하며 반등 모멘텀을 노리고 있다.

 

다만 원팀 구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 맞추기도 남아 있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적극적인 선거지원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8일 뉴시스에 따르면 홍 의원은 유 전 의원에 비해 윤 후보에게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홍 의원은 윤 후보가 곤란에 처할 때마다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면서, 이미 원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일 윤 후보와 홍 의원은 함승희 전 의원의 주선으로 서울의 한 한정식집에서 비공개 3자 만찬 회동을 했다.

 

홍 의원은 당시 만찬에서 윤 후보가 선대위 인선문제를 둘러싼 이준석 대표와의 충돌로 답답함을 토로하자, 선대위를 재편하고 잠행 중이던 이 대표를 직접 찾아가 만나라는 조언을 건넸다. 또 35% 박스권에 고착된 윤 후보 지지율과 관련해 나름의 분석을 전했다.

 

윤 후보는 이에 당시 제주도에 있던 이 대표를 찾아갈 의사를 나타냈고, 이후 울산으로 이동한 이 대표를 직접 만나 화해를 했다. 하지만 홍 의원과 구원이 있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하자, 홍 의원과 후보간 우호적인 관계는 물 건너갔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홍 의원은 이번에도 이 대표와 윤 후보가 선대위 운영 문제로 충돌하자 중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 후보는 6일 오후 1시께 홍 의원의 캠프 대변인이었던 여명 서울시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 후보는 여 시의원에게 이날 오후 6시께로 예정돼있던 홍카콜라TV 라이브 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홍카콜라TV는 홍 의원이 몇년 전부터 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로 2030세대에게 인기가 높다.

 

이를 전해들은 홍 의원은 여 시의원을 통해 에둘러 거절의사를 내비치며 "다음주 중에 시간이 되면 편하게 볼 수도 있지 않겠냐"고 인사치레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카콜라TV 출연은 거절당했지만 자신에 대한 우호적인 반응을 전해들은 윤 후보는 이날 오후 4시께 홍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이준석 대표를 핍박하면 대선은 물 건너간다"며 화해할 것을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도 이에 공감을 표했고 이 대표와 화해하고 싶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이후 이 대표 측에 연락해 윤 후보의 이러한 기류를 전달하며 "당대표도 말을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고, 이를 전해 들은 이 대표는 의원총회에 직접 참석해 윤 후보와 화해했다. 김기현 원내대표가 직접 이 대표를 찾아 중재를 한 것도 있지만 물밑에서 홍 의원도 나름 중재자 역할을 한 것이다.

 

홍 의원 측근은 7일 "의원님과 윤 후보가 6일 통화한 건 맞지만 (의원님이) 인사치레로 밥이나 먹자고 한 거지 언제 만나자 한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미 원팀으로 돕고 있는데 원팀을 위해 만난다는 건 말이 안 맞는 것 같다”고도 했다.

 

윤 후보도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장동 피해 원주민 면담' 일정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어제 제가 (홍 의원께) 연촉을 해서 새해 신년인사 겸 안부전화를 드렸다"며 "(홍 의원이) 다음주쯤 보자는 말을 하셨다.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다음주 중 회동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도 나오는 가운데, 만나더라도 비공개로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 윤 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간 교류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윤 후보는 7일 유 전 의원과의 소통에 대해선 "다각도로 소통을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직 두 사람 간 직접적 소통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윤 후보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유 전 의원의 '천공스승, 주택청약 통장' 공격에 감정이 상해 유 전 의원과의 만남에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경쟁자였던 사람들과 원팀이 중요하다보니 결국 유 전 의원을 찾게 될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하다.

 

유승민측 오신환 전 의원은 두 사람 간 물밑교류 가능성에 대해 "저는 진짜 모른다"며 "유 전 의원 본인만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당대표는 7일 연합뉴스TV '뉴스17'에 출연해 "유승민도 당연히 우리당 큰 정치인이시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하겠다. 후보가 물꼬를 터야하는 부분도 있으니 후보와 상의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