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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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지역화·맞춤형 인재 양성… 수도권 대학과 어깨 겨룬다 [지방기획]

체질 개선 나선 목원대학교

산학협력 범주 넘어 상생 모델 구축
전공 융합형 학사구조로 능력 키워
지자체·대학 협력 혁신사업에 선정
지역 동반성장 패러다임 강화 기대

협력단 주요 기능 3대 분야로 나눠
뉴노멀 대응 중장기 발전 전략 개발
문화예술분야 살린 특성화도 진행
학생들 바람과 시대 요구 맞게 변신
목원대 전경.

1954년 대전 최초의 사립대로 문을 연 목원대가 지역사회의 수요에 기반한 맞춤형 인재 양성을 통해 지방소멸에 대응하고 나서 교육혁신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일자리 부족에 따른 수도권 대학 선호 등의 영향으로 지역대학의 위기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지역대학들은 ‘철저한 지역화’에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인재 배출을 위한 맞춤형 학사구조 개편 등 발 빠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목원대는 지역사회 수요에 기반해 지자체·기업 등과 공동으로 ‘맞춤인재를 양성하는 교육혁신’을 진행했다. 목원대의 강점 중 하나인 문화예술과 인문사회,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복합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식이다. 특히 최소 학점을 단기간에 이수하는 ‘마이크로디그리’(학점당 학위제·micro degree) 과정을 포함한 전공 융합형 학사구조 등을 통해 학생이 둘 이상의 직무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이크로 디그리는 일종의 학점당 학위제로, 지정된 최소 학점을 단기간에 집중 이수하면 학사학위와 별개로 취업 및 창업 시 개인역량 인증자료 활용이 가능한 이수증서(디그리)를 발급해주는 제도다.

정철호 목원대학교 산학협력단장은 “지자체, 기업, 대학이 공동으로 인재를 양성해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게 지역대학의 위기 극복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역 상생협력 구축 통해 경쟁력 확보

목원대는 지역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수요와 변화하는 산학협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통적인 산업체 중심의 산학협력 활동 범주를 넘어 ‘대학·지역사회 상생협력 모델 구축’이 대표적이다.

목원대 학생들이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지능형 무인자동차를 시연하고 있다. 목원대 제공

목원대가 지향하는 지역사회와 상생을 통한 산학협력 활성화 전략은 ‘3C1P’이다. 3C1P는 ‘지역사회와 적극적인 연계’(Connection), ‘지역사회 수요와 대학 핵심역량 맞춤화’(Customization), ‘지역사회와 유기적인 협력’(Collaboration), ‘지역사회·대학 상생 통한 공동성과 창출’(Performance)을 의미한다. 대학이 가진 핵심역량과 지역사회의 수요를 맞춤형으로 연계해 대학과 지역사회가 더불어 성장하는 성과를 얻어낼 수 있는 산학협력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지난해엔 목원대가 참여한 교육부 주관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에 선정되면서 대학과 지역사회 간의 긴밀한 연계와 동반성장 패러다임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목원대는 대전·세종·충남(DSC) 혁신공유대학 참여를 통한 교육혁신은 물론 ‘지역혁신을 위한 리빙랩 기반의 창업 플랫폼 구축’분야 주관기관을 맡아 지역문제 해결형 리빙랩 및 창업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생태계 맞춤형 인재 양성

목원대는 청년창업가 육성, 지역공동체 활동, 도시재생사업, 사회적경제, 초·중등 진로교육, 신기술 전문인력 양성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지역사회 협력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대학의 중점 산학협력 분야를 메타버스나 블록체인처럼 문화예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분야로 조정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또 산학협력단의 주요 기능을 산학협력·창업·연구지원 3대 분야로 구분하고, 포스트 코로나19 대응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산학협력 환경의 뉴노멀에 대응한 중장기 발전전략 등을 개발했다.

지역대학의 경쟁력은 지역 산업현장의 특색에 맞는 학과를 신설·개편해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서 나온다. 목원대는 강점 분야인 문화예술 분야를 살린 특성화를 진행했다. 지역사회 문화예술 융합 플랫폼 조성 등 문화예술을 활용한 지역사회 기여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대표 대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목원대가 운영하고 있는 대전 서구 청년창업지원센터에서 예비창업자가 창업 관련 내용을 상담받고 있다. 목원대 제공

목원대는 문화예술 특성화를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혁신적인 학사제도를 도입했다.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라고 부르는 문화예술 분야 4개 마이크로디그리를 적용하는 문화예술 융합 코어 교과목 운영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연계전공에서 활용됐던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은 모든 학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25개 학과가 문화예술 융합 특성화에 참여하고 있다. 구축된 특성화 지원 체계 및 특성화 성과 창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제2 특성화로 스마트라이프 특성화를 추진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미래학문 선도 지역거점

목원대는 문화예술 융합 특성화 외에 교육혁신을 위한 다양한 학사제도, 학사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립된 교양대학인 스톡스대학을 설립하고, SW(소프트웨어)교양학부 등을 설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SW코딩 교과를 교양필수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계열별 맞춤형 코딩 교과를 개발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 5개 교양학위과정 및 이와 연계한 교양마이크로디그리 교과목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유연학기제 적용을 위한 주제중심 통합교육 교과와 목원역량강화주간(Mokwon Gap Week) 운영, 비교과 졸업 인증제 시행 등도 교육혁신을 위한 대학의 노력을 보여준다. 전공 능력 제고 및 복합 문제해결 역량 강화를 위한 전공교육의 유연성, 자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학사제도 및 학사구조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융합 지식 갖춘 전문가 육성

대학에 입학한 모든 학생이 학과나 전공과 관계없이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둘 이상의 직무 능력을 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이를 제한 없이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원대의 교육 목표다. 이를 위해 목원대는 전공과 전공 융합형 학사제도, 전공과 교양 융합형 학사구조를 만들었다. 산업 간 융복합 활성화로 인한 융합 지식을 갖춘 전문인력 수요가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목원대는 기존의 융복합학부 운영뿐만 아니라 3개의 연계전공을 신설해 운영함으로써 전공과 전공 융합형 학사구조를 구축했다. 특히 연계전공은 모두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을 포함하고 있어 학생들은 자신들의 관심 분야를 자유롭게 선정해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모든 학과의 전공교육과정은 전공 공통프레임워크에 따라 직무·전공능력·전공교과의 체계로 구성돼 있으며, 직무 하나가 전공마이크로디그리가 되는 구조로 가고 있다. 이와 함께 교양·전공 융합 관점에서 아트커뮤니케이션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권혁대 목원대 총장은 “상당수의 지역 사립대가 수도권·국공립 대학으로 집중된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목원대는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융합형 학사구조 개편 등 학생의 바람과 시대적 요구에 맞게 변신하는 교육혁신을 통해 이런 문제를 풀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호 산학협력단장​ “지역사회 핵심 주체로 경제적 가치 창출할 것”

 

“대학은 분야별 전문성과 인적·물적 자원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가치 창출에 기여해야 합니다.”

정철호(47·사진) 목원대학교 산학협력단장(경영학과 교수)은 13일 대학의 기능에 대해 “전통적인 교육 및 연구 기능을 넘어 기업가적 대학이 요구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학이 예전처럼 사회와 격리된 상아탑에 머물러서 안 되고,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핵심 주체로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임팩트의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가 안고 있는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증가하고 지방분권이 강화될수록 지역사회에서 대학이 감당해야 할 분야와 대상은 더 확대된다”며 “목원대는 지역과 상생협력 하는 대학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적극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2020년 12월 산학협력단 산하에 이를 전담 추진할 수 있는 ‘지역상생협력센터’를 설립했다. 지역사회 공헌 활동과 협력사업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자는 취지다. 목원대는 지역상생협력센터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의 재구조화는 물론 새로운 협력사업 발굴을 활성화해 선진화된 ‘대학·지역사회 상생협력 모델’을 완성할 계획이다.

 

정 단장은 “지역에서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전문성과 인프라가 부족한 점을 반영해 대학이 보유한 우수한 인적·물적 자원을 연계함으로써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사업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목원대는 지자체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대전 서구 청년창업지원센터’ ‘대전 유성구 지역공동체지원센터’ ‘전북 무주군 도시재생지원센터’ 등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회적경제나 소상공인 등에 대한 산학협력 활동도 대폭 확대했다.

 

정 단장은 “사회적경제기업 청년창업지원사업, 청년협동조합 창업지원사업 등을 운영하면서 산학협력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며 “목원대는 문화예술·콘텐츠, 창업지원, 도시재생, 사회적경제 등 대학의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산학협력 영역을 지속해서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