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14일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 파일 보도를 예고한 MBC를 항의 방문해 박성제 사장과 20분간 면담했다.
이날 항의 방문에는 김기현 원내대표와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해 박성중 김형동 박대출 이채익 유상범 정경희 정희용 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1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25분쯤 MBC 사옥에 도착했고, 수십명의 반대 시위대에 막혀 30여분간 사옥 내로 진입하지 못하다 결국 들어갔다. 현장은 “언론 탄압을 멈추라”고 외치는 MBC 노조원들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단체 회원들 수십명, 유튜버들, 취재진, 경찰 등 인원이 한꺼번에 몰려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 사장에게 “김건희씨 녹취록 보도는 명백한 불법이며, 대선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날 뉴스1에 따르면 이들은 “배우자의 불법 음성 녹음파일 방송은 완전한 법 위반”이라며 “상대방 동의를 얻지 않고 (MBC 기자) 본인도 아닌 다른 사람이 통화한 내용을 공영방송이 보도한다는 건 중차대한 문제”라고 말했다고 박성중 의원이 전했다.
또 “MBC가 녹음파일을 15일 전에 습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고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사건이 터지는 현시점에서 보도는 선거법 위반 여지가 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이른바 ‘형수 욕설’ 음성 파일도 MBC에 전달하며 “김씨 관련 보도 시 이를 함께 공개해야 형평성에 맞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 사장은 이에 “방송 편성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MBC 사옥 앞에서 “무엇이 두려워 진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밀실 속에 꼭꼭 숨어 방송하려 하나. MBC가 더는 이런 편파 방송을 해선 안 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우리가 이렇게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윤 후보 배우자(김건희씨)의 불법 음성 녹음파일을 방송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본인 동의 없이 음성을 함부로 녹취할 수 없는데, 불법 녹음된 음성을 공영방송 MBC가 공개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음성권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공개한다는 건 명백히 잘못된 선거 관여 행위”라고 성토했다.
한편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오는 16일 김건희씨와 유튜브 매체 기자와의 7시간 분량의 전화 통화 내용을 방송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13일 서울서부지법에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는 14일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진행,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해당 녹취록 방송 자체는 금지하지 않지만, 현재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내용은 공개를 금지한다는 취지다.
앞서 김씨와 20여 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기자가 소속된 유튜브 매체인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는 13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건희씨는 대통령 후보 부인으로서 대통령이 된다면 윤 후보를 뒤에서 충분히 조언할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을 검증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사생활 침해라고 얘기하는데 그건 국민의힘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