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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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 찾은 이재명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 상생 추구”

‘준비된 안보 대통령’ 부각

‘DMZ 관광·남북철도 연결’ 공약
“관광, 제재와 무관… 신뢰의 문제”

“현재 상태 통일 직접 추구 어려워
통일부 → 남북협력부 변경 등 논의”

尹 ‘선제타격’ 등 대북 강경론 겨냥
‘최선의 안보는 평화’ 대명제 강조
북녘 바라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동해안 최북단인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북녘을 바라보고 있다. 고성=뉴스1

1박2일 일정으로 강원도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등 평화와 협력에 방점을 찍은 대북 구상을 드러냈다. 최근 ‘선제타격론’을 들고나온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대북 강경론과는 대비되는 행보로, ‘최선의 안보 전략은 평화’라는 대명제를 환기하며 ‘준비된 안보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노림수로 읽힌다.

16일 이 후보는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찾아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강원도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시작으로 원산-금강산-고성-강릉에 이르는 동해 국제관광 공동특구를 조성하고, 세계인이 깊은 관심을 가진 비무장지대(DMZ) 평화생태관광을 추진하겠다”며 “관광과 스포츠 등 비정치적 분야 교류부터 시작해 남과 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실용적 대북정책을 통해 남북 상생을 추구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 대북 관광 재개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방침과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제재 문제가 아니라 남북 간 신뢰, 실천 의지에 관한 문제”라며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강원 속초 조양감리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원래 개별관광은 대북 제재와 관련이 없고, 남북 간에도 금강산 관광 재개에 합의했기 때문에 결단하기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은 2018년 금강산 관광 재개 및 동해 국제관광 공동특구 조성에 합의한 바 있다.

이 후보는 향후 남북관계 지향점을 직접 통일보다는 ‘사실상의 통일 상태’로 설정하는 구상도 드러냈다. 강원도 공약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는 ‘통일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질문을 받자 “현재 상태에서 단기적 과제로 통일을 직접 추구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매우 취약하다”며 “통일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에 이르게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헌법이 정한 통일에 이르는 길”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사실상 통일 상태’ 지향에 대해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아직 아니다. 그런 고민이 필요하겠다고 말씀드린다”면서 연방제 등 구체적인 통일방식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통일에 대한 유연한 접근을 강조하며 일각의 통일부 명칭 변경 주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실제로 (통일부를) 남북협력부, 평화협력부 같은 방식으로 이름을 정해서 단기 목표(사실상 통일 상태)에 충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통일에 이르는 현실적, 실효적 길이라는 논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6일 강원도 강릉시 중앙시장을 방문, 즉석연설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이 후보는 지역 맞춤형 공약으로 강원도를 평화특별자치도로 만들고 남북한의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해 강원도를 북방경제 진출의 핵심거점으로 삼는 구상도 발표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한 강력 대응과 방사능 오염 수산물 수입 봉쇄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앞서 윤 후보가 “후쿠시마 원전 자체가 붕괴한 것이 아니므로 방사능 유출은 안 됐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국제원자력기구가 원자력사고등급 최고등급인 7단계를 부여했다. 이게 팩트”라고 반박하며 “(윤 후보가) 외교적 저자세로 위험을 외면하는 것은 국민 생명과 안전에 눈감은 것과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