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촬영기사 이명수씨 간 통화녹음이 전날 MBC를 통해 공개되자, 윤 후보는 17일 “제가 더 챙겼어야 했다”며 공개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인권적, 반사회적”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행사 후 기자들에게 “사적인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지만, 저도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다”며 “남편인 제가 좀 더 잘 챙겼어야 했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김씨의 선거 개입 논란에 대해선 “제 처가 선거운동에 많이 관여했다면 그런 통화를 장시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겠나”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김우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건희씨는 기자(이씨)에게 구체적인 금액을 언급하면서 매수 의사성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비서 성폭행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는 “김씨의 ‘미투’ 운동에 대한 인식은 심각하다. 더구나 윤 후보조차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며 “대통령 후보와 배우자의 관점이 반인권적, 반사회적이라면 문제가 된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보수정당이 다시 한 여인에 의해 완벽하게 접수돼 선거를 조종당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를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 빗댄 것이다.
야당은 MBC에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녹음도 방송하라며 역공을 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당 회의에서 “MBC가 최소한 양심을 가진 공영방송이라면 이 후보의 형수 욕설 테이프, (부인) 김혜경씨 관련된 것도 방송해서 국민이 균형 잡힌 판단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윤 후보 부부와 친분이 있는 무속인 전모(61)씨가 야권의 실세 노릇을 했다는 전날 세계일보 보도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 측 전용기 의원은 “무늬만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무속 윤핵관’이 있었다는 정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