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기자와 한 7시간가량의 통화 내용이 MBC에서 방송된 것을 두고 김기현 원내대표가 18일 “(윤 후보의 지지율에)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여권 등에서 예고했던 것과 달리 방송 이후 김씨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가는 등 외려 야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씨의 통화 방송이 어떤 영향을 줄 것 같은가’란 질문에 “큰 영향, 작은 영향 자체가 의미 없을 것”이라면서도 “저희에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전체적으로 흐름을 보면 저희에게 조금씩 유리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론조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 ‘폭망’ 상태에서 다시 조금씩 탄력이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해당 방송을 본 소감으로는 “‘저걸 방송하려고 공중파를 사용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파 낭비”라고 MBC를 맹폭했다. 그는 김씨와의 통화 녹취파일을 MBC 측에 제공한 서울의소리 기자를 겨냥해선 “김씨에게 접근해서 떡밥을 줬다고 했는데, 이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신분을 악용한 것으로 기자윤리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것”이라며 “기자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고 일침을 놨다.
김 원내대표는 방송되기 전 MBC에 항의방문을 갔던 이유에 대해선 “불법이 명확하다고 인식되는 시점에도 그냥 넘기면 지속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후보자의 배우자라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려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본인이 형수와의 통화에서 패륜행위가 드러났는데 그것도 방송하는 게 형평성에 맞다”고 MBC를 압박하기도 했다.
여권이 김씨가 통화에서 한 발언들을 놓고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등을 제기한 것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저도 아내와 같이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고 정치활동도 같이 한다. 제가 바빠서 지역 행사에 아내가 대신 가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정치개입인가”라며 “말장난이고 유치한 얘기다. 터무니 없는 억지”라고 정면 반박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김씨의 발언 내용 중 여권이 ‘미투’ 폄하라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선 “그 부분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본인도 이미 사과를 했다”며 “사적인 통화에서 한 말인데, 어쨌든 공인 신분이니까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한다. 적절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본지 보도로 불거진 ‘무속인의 선대본부 내 영향력 행사’ 의혹을 두고는 “상식적으로 (윤 후보가) 무속인에게 의지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어떤 판단을 할 때 합리적 근거를 갖고 판단하지 않겠나”라고 되물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전망과 관련해선 “이미 다자구도에서 저희가 1등”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저희가 한참 지지율이 빠질 때 그 지지율이 안 후보한테 많이 갔는데, 저희가 회복 추세라 곧 돌아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장동 특검’에 대해선 “지금 당장 추진해야 한다”며 민주당 이 후보를 겨냥해 “떳떳하다고, 특검 받겠다고 큰소리칠 땐 언제고 갑자기 대선 후에 하자고 하나. 비겁하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