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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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한겨울 참새와 비둘기의 공생

해가 꽤 높이 떠 얼추 한낮을 향하지만 밤새 얼었던 콘크리트 땅은 쉽게 덥혀지지 않는다. 살벌한 ‘개조심’ 문구가 적힌 문을 열고 나온 할아버지가 귀하디귀한 양식(?)을 던져준다. 동네 참새들이 다 모였다. 정신이 없다. 이게 웬 떡이냐∼ 그것도 잠시… 뒤이어 덩치 큰 비둘기 한 마리가 다가와 자리를 차지한다. 친구 비둘기들도 쏜살같이 땅으로 내려온다. 참새들은 “아이쿠야” 푸드덕 도망간다. 쌀 몇 톨 먹지 못했다. 겨울은 아직 지나는 중이고 몸집 작은 참새들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허정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