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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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재난지원금 세계 최저 수준?… 이재명 주장 사실일까 [FACT IN 뉴스]

대체로 사실 아님

韓 코로나 대응 재정지출 125조
GDP의 6.4%… 67개국 중 28위
대출·보증 지원, 선진국 중 중위권
잠정 부채비율은 51%로 가장 낮아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재난지원금과 국가부채 비율’을 감안해 가계·자영업자들에 대한 과감한 추가 지원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나 채무 기일을 연장하는 기존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말한 한국의 재난지원금 수준 및 국가부채 규모의 사실관계를 따져봤다.

 

20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데이터를 인용한 국회예산정책처의 ‘2021년 주요국 경제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2020년 1월부터 2021년 9월27일까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투입한 재정지출은 추경(세입경정 포함)이 1050억달러(약 125조원)로 2020년 국내총생산(GDP)의 6.4% 수준이었다.

 

이는 IMF가 각 정부 재정지출을 추적한 67개국 중 28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세계 각국이 같은 기간 추경을 통해 지출한 금액은 10조8000억달러였다. 미국은 GDP의 25.5%인 5조3280억달러를 코로나19 대응에 지출했고 영국(19.3%, 5220억달러), 일본(16.7%, 8440억달러), 독일(15.3%, 5890억달러) 등도 우리보다 많은 돈을 썼다. 하지만 GDP 대비 추경 비율을 따졌을 때 러시아(5.0%, 740억달러), 중국(4.8%, 7110억달러), 인도(4.1%, 1090억달러) 등을 앞섰다.

 

하지만 이 같은 재정지출이 전 국민 대상 현금지원에 쓰인 것은 아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주요국의 재난지원금 지급사례와 분석’ 보고서를 보면 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전 국민에게 나눠 준 나라는 미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뿐이었다. 미국은 2020년 3월과 12월, 2021년 3월 세 차례에 걸친 가계현금지원(EIP)으로 8610억달러(1022조원)를 썼다. 성인 1인당 최대 3200달러(약 379만원)다.

반면 독일은 양육수당 특별지원금 명목으로 아동을 둔 부모에게 1인당 최대 300유로(40만원)씩 43억유로(5조8100억원)를, 영국은 총저축액이 낮은 가구를 대상으로 한 통합급여 인상 방식으로 1인당 약 87파운드(14만원)씩 46억파운드(7조3000만원)를 지원했다.

 

이 후보가 직접지원 방식으로 돌려야 한다는 정부 대출 및 보증을 통한 재정지출도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도 중위권 수준이었다. 한국의 GDP 대비 정부 대출·보증금 비율은 10.13%로 선진국 22개국 중에선 11위였다. 이탈리아가 35.3%로 가장 높았고 일본(28.3%), 독일(27.8%), 영국(16.7%)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부채 비율은 선진국 중에선 가장 낮았지만 신흥국과는 엇비슷했다. IMF가 분석한 2021년 한국의 GDP 대비 잠정 정부부채 비율은 51.3%다. 일본(256.9%)과 이탈리아(154.8%), 미국(133.3%), 영국(108.5%), 독일(72.5%) 등 10개 선진국 평균 121.6%보다 낮다. 30개 신흥국 평균 부채 비율은 64.3%였고 20개 저소득 국가 평균은 50.2%였다.

 

입법조사처는 “과도한 적자재정을 경계해 경제적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업종 및 직업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통해 경기회복 이후 나타날 경제·사회적 구조 변화에 대응할 재원 마련을 위한 재정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