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이 올해 국내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키키 스미스를 비롯해, 서도호, 권진규, 백남준, 정서영, 성찬경, 이규철, 강석호 등의 전시를 선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주요 전시 운영계획을 밝혔다. 대량으로 작품을 소개하는 미술관 전시를 국내에서 처음 갖는 키키 스미스의 개인전이 눈에 띈다. 오는 12월 15일부터 내년 3월 19일까지 서소문 본관에서 예정된 ‘키키 스미스:자유낙하’ 전시다. 키키 스미스는 신체에 대한 여성적, 해체적 표현으로 1970∼1980년대 이후 미국 현대미술에서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온 작가다. 대중적 팬층도 두텁다. 도발적이고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섬세하게 강약이 조절된 작품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다른 해외 작가로 오는 6월 16일부터 8월 7일까지 서소문본관 안팎에서 장 미셸 오토니엘 전시가 열린다. 장 미셸 오토니엘은 유리구슬 조각으로 전 세계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랑스의 대표적 현대미술가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 파리 프티팔레에서 올해 1월까지 개최되는 ‘The Narcissus Theorem’의 첫 해외 순회전이다.
대표적인 중견 현대미술가 서도호의 이색 전시도 눈길을 끈다. 서도호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과 함께 7월 14일부터 내년 3월까지 어린이전시 ‘서도호:아트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서도호가 약 7년간 가족과 함께 찰흙을 모형화해 만든 환상적인 생태계 아트랜드를 기반으로 어린이들과 상호작용하는 인터랙티브 전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9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서소문본관에서 열릴 조각가 정서영 개인전도 강조했다. 전통조각의 전형적 문법을 해체하고 동시대적 조각개념을 제시해온 작가라고 설명했다. 김희진 학예실장은 “9월 아트페어 프리즈가 서울에서 열리는 시기에 해외 방문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K문화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질 시기에 한국 미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전시”라고 설명했다.
6월 30일부터 9월 18일까지 남서울 미술관에서는 1980년대 후반 사진을 이용한 부조 작업으로 한국현대사진의 진보를 견인한 작가 이규철 개인전이 열린다.
올해로 탄생 90주년인 백남준 기념전 ‘서울 랩소디’는 11월 24일부터 내년 3월 5일까지 서소문본관에서 진행된다. 텍스트를 많이 활용한 특징을 살려 시적인 작품 세계를 중심으로 작가를 재조명할 계획이다.
올해 서울시립미술관의 최대 관심 전시는 지난해 대량기증된 조각가 권진규의 개인전이다. 권진규는 근현대 조각의 선구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권진규기념사업회와 유족이 조각 96점, 회화 10점, 드로잉 작품집 29점, 드로잉 6점 총 141점을 기증했다. 기증된 작품을 바탕으로 대규모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올해 탄생 100주년으로 의미깊은 해이기도 하다. 전시 제목은 ‘권진규:노실의 천사’로, 오는 3월 24일부터 5월 22일까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다. 구상조각을 통해 독자적 에술세계를 구축했으나 추상조각이 대세였던 당대의 외면에 좌절해 결국 스스로세상을 등진 권진규의 삶과 작업을 다룰 예정이다. 특히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그간 숙원사업으로 머물러 있던 남서울미술관(사적 제254호)의 장애인 접근성 개선 사업 등 준비작업을 거쳐 2023년 권진규 상설실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현재 서소문본관, 북서울 미술관, 남서울 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SeMA창고, 백남준기념관, SeMA 벙커로 7개 본관 및 분관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미술아카이브가 8월 개관할 예정이다. 또 2024년 도봉구에 서울 사진미술관이, 금천구에 서서울미술관이 설립될 예정이다. 향후 3년간 총 10개 본관 및 부관을 갖춘 네트워크형 미술관이 된다는 설명이다.
오는 8월 문을 여는 미술아카이브는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을 연동해 아카이브 전시, 교육 등의 프로그램이 지행된다. 2017년부터 수집한 22개 컬렉션 5만7000여건의 미술아카이브를 기반으로 한다. 앞으로도 수집, 연구 중심 분관으로 기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