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지율 하향 정체로 위기를 맞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네거티브 중단' 카드를 다시 꺼냄에 따라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정치 혁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일체의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뉴스1에 따르면 이날 회견은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던 일정이다. 이 후보는 "네거티브를 확실하게 중단하고 오로지 민생, 미래, 국민 삶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다"고 재차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한손에 쥔 사람이어서 대통령의 권한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자질과 능력에 대해선 당연히 검증하고 공방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와 무관한 네거티브 사안에 대해 공방하고 상대를 흠집내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대위도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10일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을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에 "제가 윤 후보의 정치 행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가타부타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다 이달 중순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정체 또는 약보합세로 전환하자 다시 윤 후보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이 후보는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 나은 변화=이재명, 더 나쁜 변화=윤석열'이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22일에는 "주사위를 던지고 누군가에게 가해하는 이 주술로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게 하겠나"라며 윤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이번 네거티브 중단 선언은 이같은 공세로 얻을 것보다는 잃을 것이 많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 조사(YTN 의뢰, 24~25일 실시)에서는 이 후보의 이른바 '욕설 파일'에 대해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50.3%로 과반에 달했고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44.5%로 이보다 적었다.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이 후보 욕설이 36.6%, 김씨 통화가 31.3%였다. 김씨 통화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도 19.0%(이 후보 욕설은 6.9%)에 달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의 최근 서울 지역 판세 보고서에 따르면 자체 조사 결과 윤 후보와 관련 '실언·막말 논란'은 응답자의 73%, '부인 허위경력·장모 실형'은 72%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후보도 '대장동 연루 의혹'이 71%, '형수 욕설·아들 문제'는 65%가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하는 등 이 후보 역시 네거티브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이 후보의 강점으로 국정역량, 약점으로는 도덕성을 꼽았다. 이에 따라 '네거티브 경쟁은 이 후보가 이기는 전장이 아닌, 잘해야 비기거나 오히려 약점'이라고 최종 평가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당내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의 경쟁 중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이 후보는 상대 공격을 방어하는 전략을 유지하며 경선 끝까지 전체 득표 1위 자리를 지켰다.
서울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얼핏 보면 윤 후보의 도덕적 결함이 많아보이나, 이 후보 역시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네거티브 경쟁으로 가면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지금은 이 후보가 우위를 보이는 '경제 대통령', 유능함 등을 끝까지 밀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