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용돈은 얼마나 줘야 할까. 딱히 어디 물어보기 뭣한 부모들의 작은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흥미로운 분석 결과가 나왔다.
26일 하나은행의 Z세대를 겨냥한 체험형 금융플랫폼인 ‘아이부자앱’의 장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등학생의 월평균 용돈은 6만4000원, 중학생 4만원, 초등학교 고학년생(4학년 이상) 2만2300원, 초등 저학년은 1만75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6∼12월 6개월간 만 20세 미만 앱 사용자의 실제 용돈 수령 데이터를 바탕으로 도출됐다. 구글 앱스토어에서만 부모를 포함해 약 50만명이 해당 앱을 내려받아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의 실제 사례를 분석한 결과라는 게 관계자의 귀띔이다.
지금까지 10대 이하의 금융 실태 조사는 이렇다 할 객관적 데이터가 없어 대부분 설문을 통해 이뤄졌다. 앱과는 별도로 추가 용돈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실제 10대 금융 서비스 이용자의 정기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라는 점에 이번 조사의 의미가 있다.
정기적인 용돈 외에도 자녀들은 추가적인 ‘가정 내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은 가정 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 각각 지난 12월 평균으로 △애완동물 돌보기 2150원, 7667원 △청소 1939원, 2657원 △공부하기 8515원, 1만4554원 △책 읽기 1567원, 1840원 △요리 4823원, 6153원을 받았다. 가장 많이 하는 아르바이트는 청소였다. 고등학생의 경우 가정 내 아르바이트 단가는 더 높지만, 실제 실행 건수는 많지 않았다.
고학년이 될수록 용돈을 받는 주기가 길어지는 특성도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금전 관리를 더 잘할 수 있게 되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초등 저학년은 월 단위로 용돈을 받는 비율이 29%, 주 단위 비율은 67%였다. 월 단위 용돈 비율은 초등 고학년 37%, 중학생 54%, 고등학생 71%로 점점 증가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아이부자앱은 부모가 기술을 활용해 자녀를 가르치거나 돌보는 ‘페어런트테크’(Parent Tech)를 표방한 국내 첫 앱으로, 용돈을 받거나 카드·제로페이로 사용할 수 있고 증권 투자도 체험해 볼 수 있다. KB국민은행이 Z세대를 겨냥한 ‘리브 넥스트’앱을 출시하는 등 은행권은 10대를 포함하는 소위 Z세대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직 경제력은 약하지만 향후 디지털 세대의 핵심 고객층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KB금융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21%에서 2030년에는 55%로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