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리얼미터 조사 결과 李 호남서 58.8%·尹 TK서 58.7% 지지…‘텃밭’ 민심 변화?

지난 총선·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몰표 줬던 서울…부동산 민심 악화로 이재명 후보가 약세 / 민주당, 국민의힘 전통적인 텃밭 호남, 대구·경북…각 당 대선 후보가 압도적 지지 얻지 못하고 있어
뉴스1

 

최근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기존에 우위를 차지했던 지역에서 민심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몰표를 줬던 서울은 부동산 민심 악화로 이재명 후보(사진 오른쪽)가 약세를 보이는 한편,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 대구·경북에서는 각 당의 대선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유권자 101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사진 왼쪽) 44.7%, 이 후보 35.6%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지난주 대비 5.5%포인트(p) 상승했고 이 후보는 1.3%p 하락해, 격차가 지난주(2.3%p)보다 커진 9.1%p로 오차범위 밖(95% 신뢰수준에서 ±3.1%p)으로 벌어졌다.

 

특히 지역별로 여야가 각각 과거 우세를 점하던 지역에서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서울에서는 윤 후보가 48.1%로 이 후보(27.8%)를 큰 차이로 앞섰다.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에서 압승을 거둔 것과는 확연한 변화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25개구 중 서초구를 제외한 24개구에서 구청장을 배출했다. 2020년 총선에서도 49개 의석 중 41개 의석을 가져왔다.

 

서울 민심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후보가 39.1%를 득표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57.50%)에게 큰 차로 패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 후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전국 311만호 공급 대책,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부동산 공약을 내놓은 만큼, 대선이 가까워지면 자기이익에 기반해 투표하는 중도층이 움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각각 텃밭인 호남, 대구·경북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지 못하는 현상도 눈에 띈다. 호남에서 이 후보는 58.8% 윤 후보는 21.3%를 얻었고, 대구·경북에서 윤 후보는 58.7%, 이 후보는 22.1%를 기록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호남권 득표율은 84.26%에 달했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과 국민의당의 대구·경북 득표율은 62.87%였다.

 

호남의 경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과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했던 지지자 일부가 아직 이 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전남은 민주당 대선 후보 순회경선에서 유일하게 이낙연 전 대표가 이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지역이다.

 

대구·경북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국정농단 수사를 주도했던 윤 후보에게 심리적 거리감을 느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후보들이 양대 정당의 전통적인 후보가 아니고 정치 경력이 짧다 보니까 지역주의적인 유대 관계가 약하게 형성됐다"며 "두 후보 모두 비호감도가 높은 편이라 전통적인 정당의 지지기반에서도 유보하는 게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