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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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낙연 손잡고 광주서 유세… 지지율 부진에 ‘집토끼 다잡기’

경기 지역 일정 취소하고 방문

지역 숙원인 군 공항 이전 실현
5·18정신 헌법 전문 기재 공약

광주 아파트 붕괴 피해자 위로
“중대재해기업 면허 취소 마땅”

총괄선대본부장에 우상호 임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27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자 가족 대표 안모씨를 위로하고 있다. 광주=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7일 예정됐던 경기 지역 순회 일정을 취소하고 광주를 방문했다. 명목상으로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함이지만,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지지율 부진이 이어지자 ‘집토끼’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려는 의도가 크다. 군 공항 이전 및 헌법상 5·18정신 명문화 등 각종 공약 보따리도 풀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도 이 후보와 동행하며 지지층 다잡기에 힘을 보탰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예정된 경기 지역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심버스) 순회 일정을 취소하고 광주로 향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광주지역 공약 및 광주·전남 상생 공약 발표였다. 그는 광주공항에서 연 공약 발표회에서 군 공항 이전을 첫머리에 올렸다.

이 후보는 “광주 군 공항 이전은 역대 정부의 중점 공약이었음에도 수년 동안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며 “군 공항 부지에 광주의 미래를 심겠다는 시민 여러분의 바람, 저 이재명이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 또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 누구도 훼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시키겠다”고 했다. 이밖에 인공지능(AI) 연구원 설립 및 연구·개발(R&D) 인프라 조성 등 각종 당근책을 내놨다. 이 후보는 광주를 자신의 ‘사회적 어머니’이자 ‘정신적 스승’이라고 한껏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어 아이파크 붕괴현장을 방문했다. 이 후보는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중대재해 사고를 반복해서 일으키는 기업에 대해선 더 이상 위험한 기업 활동을 못 하도록 건설면허를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하루라도 빨리 살아있단 것, 아니면 (시신) 수습이라도 하루빨리 해 달라”고 말했다고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전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 후보보다 이틀 앞서 현장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7일 광주시 북구 말바우시장을 방문, 지지하는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으로 발길을 옮긴 이 후보는 즉석연설을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국면 속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부담 완화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취재진에 “지금 같은 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유연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역 대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대통령 선거에 매우 안 좋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대한민국 내정에 영향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생기고 있다”고 했다.

전남 영광 출신인 이낙연 전 대표는 이 후보의 광주 동구 충장로 유세에 합류해 ‘고향 민심’에 호소했다.

한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27일 당내 ‘86그룹’ 핵심인 우상호 의원을 총괄선대본부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우 본부장은 지난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이 후보와 정치교체, 정치혁신을 이끌고 선거 승리에 크게 기여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