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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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말 여론조사 땐 ‘안일화’ 분위기→1월 중순부터 갑자기 잦아든 ‘안(安)풍’…왜?

전문가들 "안 후보 지지율 더 하락할 가능성" / "안 후보 지지율 한 자리 숫자로 내려가고 있고 앞으로 더 빠질 것"
국회 사진기자단 

 

"'안일화'라는 말을 못 들어봤나. 안철수로 단일화, 그게 시중에 떠도는 말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선거 후보(사진)는 지난 16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내가 야권 대표 선수로 나가면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지지율은 안 후보의 이같은 포부를 받쳐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새해 들어 발표된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 내외를 맴도는 중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겪던 지난 연말, 20% 직전까지 치솟던 지지율은 기세가 꺾였다.

 

YTN이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전국 만 18세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안 후보는 9.8%로 나타났다. 지난 조사(10~11일 실시) 지지율 12.2%에 비해 2.4%포인트가 빠졌다.

 

안 후보의 하락세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여론조사 업체 4곳(한국리서치·코리아spq리서치·케이스탯·엠브레인)의 합동 조사인 전국지표조사(NBS) 역시 24~26일 실시한 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10%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월 2주 14%까지 올랐던 그의 지지율은 수 주 만에 '바람'을 멈춘 모습이다.

 

지난 23일 경남도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안 후보는 단일화와 관련된 질문에 "여론조사를 보면 저와 이재명 후보가 일대일 구도가 되면 굉장한 차이로 제가 이긴다. 민주당 지자자들도 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온다"며 "그러나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같거나 박빙이다"고 말했다.

12월 말 여론조사는 분명 안 후보의 말대로였다.

 

그러나 1월 중순이 지나며 상황은 달라졌다.

 

앞서 언급한 리얼미터 조사에서 '안철수'로 단일화시 가상 대결을 한 결과 안 후보는 38.1%, 이 후보는 31.1%로 나타났다. 두 사람의 격차는 7%포인트로 지난 조사(9.1%포인트)보다 그 폭이 줄었다.

 

반면 '윤석열'로 단일화를 했을 때 가상 대결에서 윤 후보는 47.2%, 이 후보는 36.3%로 집계됐다. 두 후보의 격차는 10.9%로 나타났다.

 

윤 후보가 안 후보보다 큰 격차로 이 후보를 이기고 있는 게 확인된 셈이다.

 

박상병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수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안 후보의 지지율은 한 자리 숫자로 내려가고 있고 앞으로 더 빠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안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투표장에서는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보면 된다"고 해석했다.

 

최근 안 후보는 '깨끗한 가족' '미래 비전' 등을 내세우며 지지율 돌파구를 뚫는 중이다.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매일 공식 일정을 수행하며 유권자와 접촉을 늘리고 있다. 외동딸인 안설희 박사는 귀국 후 유튜브를 통해 선거운동에 나섰다.

 

문제는 이같은 전략이 유권자에게도 통하느냐다.

 

박 교수는 "설 이후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한 자리 숫자, 6~9%가 되어버리면 완주 의미가 없다"며 "(안 후보 측이) 다시 연합정부, 공동정부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리얼미터 조사는 전국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NBS 조사는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