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삼표산업 양주석산 석재 채취장에서 토사가 무너져 작업자 3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가운데, 관계 당국이 안전보건 관리 의무를 제대로 준수했는지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다. 작업 현장에서 중대재해로 보이는 사고가 발생한 만큼 삼표산업이 ‘중대재해처벌법 1호’가 될지 주목된다.
29일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8분쯤 경기 양주 은현면 도하리 소재 석재 채취장에서 토사가 붕괴해 작업자 3명이 매몰됐다.
사고는 폭파작업을 위해 20m 아래에서 땅을 파던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토사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몰된 작업자들은 삼표산업 관계자 1명, 일용직 근로자 1명, 임차계약 근로자 1명 등 총 3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119구조견 1마리와 인력 48명, 장비 17대 등을 동원해 구조 작업 중이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1시쯤 20대 작업자 1명을 발견해 구조 중이지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소방 관계자는 현장 브리핑을 열고 “천공기 작업을 하던 28세 작업자가 발견돼 구조 작업 중인데, 안타깝게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 당국은 이번 사고와 관련, 중대재해처벌법을 어기지 않았는지 조사에 나섰다. 삼표산업은 상시 근로자 수가 50인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사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대상 사업장에서 재해가 발생함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중대산업재해 해당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며 “중대재해 상황보고 및 대응지침에 따라 즉시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운영하고 사고수습과 재해원인 조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 및 중부노동청 근로감독관 8명이 사고현장에 출동해 관련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사고수습 및 재해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고용부는 설 연휴에도 중대재해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비상근무체계를 가동 중이다. 소속기관인 지방고용노동청, 산하기관인 안전보건공단 등과도 비상연락망을 구축한 상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 사망 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나면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사망자 1명 이상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등을 중대재해로 규정하고 관리·감독한다.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법인에게 50억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삼표산업은 레미콘, 콘트리트 제조 판매업체다. 경기 양주·파주·화성 등에 골재 채취를 위한 석산 작업장이 있다. 앞서 이 회사의 삼척공장에서는 2020년에만 두 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5월 이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직원이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해 7월에도 협력업체 직원이 7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산업안전보건 특별감독을 실시했고, 이 회사의 위법행위 471건을 적발했다. 과태료 4억3000만원 부과와 함께 삼표시멘트 안전 책임자 1명을 입건했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에서 하청 직원 1명이 덤프트럭에 치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붕괴 사고와 관련 “신속히 매몰자를 구조하고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도 “소방청, 경기도와 양주시 등 관련 기관은 유관기관의 중장비를 포함해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인명구조에 총력을 다해달라”며 “구조대원의 안전 확보도 철저히 해달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