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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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말조심하며 짧은 해명으로 리스크 줄어…“7자 공약 발표로 안정감 더해”

7글자 남짓 'SNS 메시지'도 한몫했다는 평가 / "명확한 메시지 통해 유권자 마음 얻었다는 건 분명한 결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내홍을 거듭하던 선거대책위원회 전격 해체 이후 메시지, 화법, 공약 등의 대폭 변화를 통해 '실언의 아이콘'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 있다.

 

과거 장황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던 방식에서 짧고 명료한 화법인 '키워드 정치'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뉴스1에 따르면 '비호감 대선' 국면에서 자그마한 실수로 지지율이 요동칠 수 있는 만큼 스스로 말조심에 나섰다는 뜻인 동시에 최근 지지율 상승에 따른 자신감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윤 후보는 지난해 6월29일 대권 도전을 선언한 뒤 본인과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 유독 까칠하고 예민하게 대응해왔다.

 

지난해 9월 '고발 사주 의혹' 국회 기자회견에선 격앙된 목소리로 "정치공작을 할 거면 제대로 하라"고 쏘아붙였다.

 

이후 지난해 12월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과 관련된 질문이 주를 이룬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전체가 허위는 아니다"며 위기 모면 해명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의혹에 대한 긴 해명 과정에 이어지는 실언이 또다른 리스크를 일으키는 상황도 적지 않게 연출됐다.

 

윤 후보의 대응이 달라진 건 선대위 내홍이 극에 달했던 1월 초 이후다. 이준석 당 대표와 갈등 봉합을 이룬 뒤, 장황했던 윤 후보의 SNS 메시지 분량은 절반으로 대폭 줄면서 일종의 소통 방식의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윤 후보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로 시작한 7글자 남짓의 메시지는 단순하고 간결한 전달을 넘어 행보의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거두절미 화법'은 각종 의혹을 해결하는 것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배우자 김씨를 둘러싼 논란 대응도 달라졌다. MBC '스트레이트'가 김씨의 '7시간 통화' 내용을 공개한 이후 윤 후보는 관련 질문에 "사적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었지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짧은 유감을 표하는 데 그쳤다.

 

'건진 법사'라는 무속인이 선대위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일자, 윤 후보는 "국민 여러분들 판단에 맡기겠다"고만 짧게 대응하고, 논란과 관련있던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 본부를 전격 해체하는 결단까지 내렸다.

 

이 같은 대응 이후 지지율 상승까지 동반되자 윤 후보 캠프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각종 말실수 자체가 정치적 경륜이 부족한 후보의 불안함 등을 반영해 왔는데, 이 점이 제거되면서 안정감이 생겨났다는 뜻이다.

 

TV 토론을 앞두고 '안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후보' 이미지 또한 구축됐다는 평가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명확한 메시지를 통해 언론과 유권자의 마음을 얻었다는 건 분명한 결과"라면서 "여기에 후보가 직접 일으킬 수 있는'설화 리스크까지 자연스레 사라진 건 차기 권력자로서 안정감이 더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