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1일 이재명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심부름 의혹과 관련해 “경기도의 5급, 7급 공무원들을 사적 비서로 활용해 온 사실은 위계에 따른 갑질 수준을 넘어 국고를 낭비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하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혜경씨는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공무원을 대리처방, 음식 배달, 옷 정리, 아들 퇴원 수속 등 개인 비서처럼 부려왔다”며 “제보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든, 만나서 사과를 하든, 주체는 비서가 아닌 이재명 후보 부부가 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 대리 약 처방, 아들 병원 퇴원 뒤치다꺼리 등 공무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은 이 후보와 김씨가 모를 수 없는 내용”이라며 “이 후보는 10년 넘게 비서로 써온 배모씨에게 책임을 미루지 말고 직접 나서 제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와 부인 김씨의 공무원 사적유용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는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행돼야 하고 경찰은 공포에 질린 제보자의 신변안전에 힘써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SBS는 지난 28일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퇴직한 전직 비서 A씨의 주장을 인용해 김씨의 ‘공무원 사적 이용 의혹’을 보도했다. A씨는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공무원으로 채용돼 5급 공무원 배모씨 지시를 받으며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사적 용무를 맡아 했었다고 주장했다.
A씨가 배씨와 주고받았다는 텔레그램에 따르면 A씨는 ‘사모님(김씨) 약을 대리처방·수령했다’, ‘식당에서 음식을 찾아 자택에 가져간다’ 등 내용을 배씨에게 보고했다.
다만 SBS는 김씨가 A씨에게 직접 심부름을 지시하거나 배씨를 통해 심부름을 지시했다고 명확히 볼만한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해당 보도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선대위 명의로 별도 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지난 29일 배씨가 “허위사실 유포”라는 입장을 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민주당이 배포한 배씨의 입장은 “(저는) 경기도에 대외협력 담당으로 채용됐고, 수행 비서로 채용된 바 없다”며 “공무 수행 중 후보 가족을 위한 사적 용무를 처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배씨는 또 “허위사실 유포로 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가 다분하다. 좌시하지 않겠다”며 “수사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SBS 뉴스는 전날 오후 ‘공무원 사적 이용’ 의혹 관련 후속 보도에서 “허위사실”이라 반박했던 배씨가 A씨에게는 “제가 다 잘못한 일”이라며 사과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배씨는 지난 28일 SBS 보도 직전 A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A씨가 받지 않자 다음날 다시 연락을 시도했다. 배씨는 A씨와 전화 통화에서 “얘기를 좀 하고 싶다”며 만남을 요청했지만, A씨가 거부하자 두 차례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저 때문에 힘드시게 해서 너무 죄송하다”며 “제가 다 잘못한 일이고 어떻게든 사죄하고 싶다”고 했다.
이 후보의 성남시절 수행 비서인 백모씨도 A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통화가 가능한지 물었다. 이와 관련해 백씨는 SBS를 통해 “자신은 캠프와 무관하며 걱정돼 연락했을 뿐”이라고 했다. A씨는 배씨 등이 자신에게 연락해오는 것 자체에 큰 두려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