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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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토론테이블 마주 앉는 대선후보들… 4자토론 관전 포인트는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첫 4자 TV 토론회
李 ‘정책 역량’ 강조...부인 ‘의전 논란’ 공격받을 듯
尹, 대장동 의혹 겨냥…말 실수·순발력 부족 극복해야
安·沈 양강 구도 균열과 존재감 부각 집중할 듯

대선이 약 한 달 앞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3일 저녁 토론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우여곡절 끝에 열리게 된 4자 TV토론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 후보와 윤 후보 양강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대선후보 간 첫 TV토론인 이날 토론은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두 시간 동안 진행되며 방송사 3사 합동으로 중계된다. 부동산, 외교·안보, 일자리·성장 등 세 가지의 주제토론과 자유토론으로 구성된다. 부동산과 외교·안보를 주제로 각각 20분씩 이뤄지는 주제토론에서는 후보 1인당 질문과 답변을 합쳐 5분만 발언할 수 있는 총량제가 적용된다. 일자리·성장 주제토론과 자유토론에서는 후보당 7분씩 주도권을 갖고 최소 2명의 상대 후보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각각 28분씩 토론을 하게 된다. 진행은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가 맡을 예정이다.

 

◆지지율 혼전 양상 李·尹 대결 향배는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 혼전을 벌이고 있는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공방이다. 두 후보는 전날인 2일 별다른 외부일정 없이 토론 준비에 공을 들였다.

 

이 후보는 정책 역량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며 쌓아온 행정 역량을 강조하고 미래경제 비전을 제시하며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최근 행보와 맥을 같이 한다.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 ‘정치 교체’를 선언하며 네거티브 중단 선언을 했다. 이번 토론에서도 네거티브는 가능한 지양 하되 정책과 성과 등에 집중해 윤 후보의 자질 부족 이미지를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이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에 관련된 학력·경력 위조 의혹과 무속 논란 등을 집중적으로 비판해온 만큼 이 후보도 이 같은 부정 이슈 관련 질문을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대장동 특혜 의혹을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두 후보가 설 연휴에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무산된 양자 TV토론을 두고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을 집중 조명해 ‘대장동 토론회’로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논란이 된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황제 의전 의혹 등을 추궁하며 김건희씨 공격에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말실수가 많고 순발력이 부족하다는 이미지를 돌파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 후보와의 양자 TV토론이 무산된 후 국민의힘은 양자토론 우선 협상을 주장하는 등 다자토론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일각에서 ‘여러 후보와의 토론에 대처할 자신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또 말실수로 여러차례 구설에 올랐고, 프롬프터에 문제가 생기자 발언을 하지 못하고 수 분간 침묵하는 등 돌발상황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양강 구도 균열 꾀하는 安·沈

 

안 후보와 심 후보는 4자 토론을 통해 양강 구도로 굳어진 대선 국면을 전환하는 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급등하던 지지율이 하락전환한 안 후보는 ‘3강 구도’ 회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윤 두 후보의 ‘퍼주기 공약’에 의문을 던지고 반(反) 포퓰리즘 정책과 미래 비전 제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안 후보는 이날 서면으로 낸 중앙선대위 모두발언에서 “기득권 양당 후보들이 비호감과 자격 미달의 끝판왕을 보여주는데도 ‘묻지 마 투표’를 강요하는 건 국민 학대”라며 양강 체제를 벗어난 선택지를 부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도덕성이나 가족리스크 등에서 이·윤 두 후보와의 차별화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전날에도 배우자 김미경 씨, 딸 설희 씨와 함께 보건소에서 의료봉사를 하며 ‘가족리스크 없는 후보’ 이미지를 강조했다.

 

심 후보는 국민 대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번 토론에서 심 후보는 국민에게 1분을 빌려준다는 ‘심상정의 1분 발언’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의당 선대위는 ‘심상정이 대신 물어드립니다’ 캠페인으로 국민 의견을 반영해 토론 질문과 강조점 등을 조율하기도 했다. 

 

양강 후보 검증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7일 브리핑에서 “네거티브 정쟁이 아니라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겠다”면서도 “그럼에도 단 하나,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의 사법적 의혹만큼은 국민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민의 검증대인 TV 토론장에서 분명하게 따져 묻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심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이·윤 두 후보를 둘러싼 사법적 의혹을 파헤치며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4자 토론회는 이날을 시작으로 총 4회 진행될 예정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월21일과 2월25일, 3월2일 총 3회의 법정 TV 토론회를 예고했다. 예고된 법정 토론회 외에 추가 토론회 개최 여부는 후보자 간 합의 등에 달려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