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이 호남 손편지, ‘윤석열차’, AI 맞춤형 공약 등으로 서진(西進) 전략에 몰두하는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2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호남에서 얻은 득표율(10.5%)을 넘을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3일부터 이틀간 전남 신안·진도군의 도서지역과 장흥·고흥군, 여수를 훑으며 호남 공략에 나선 가운데 윤 후보도 공식 선거일 전 광주를 한 번 더 찾아 전국 시·도 선대위 발대식의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3일 전남 신안군 압해읍 청년회관을 찾아 “문재인정부 공약이면서도 이행하지 못한 흑산공항 건설사업을 정권교체를 이루면 해결하겠다”며 “흑산공항을 반드시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일 광주의 무등산에 오른 데 이어 4일까지 호남의 도심이 아닌 도서지역을 찾으며 호남 민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표는 도서지역 교통·보건 환경 개선은 물론 흑산공항 건설 등 지역의 현안에 대한 문제 해결을 약속하며 지지를 독려했다. 이 대표는 “주요 도시만이 아닌 전남 도서지역도 가리지 않고 민심을 청취하러 왔다며 “개인적으로 20% 이상 호남에서 득표율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이유는 기초의원을 당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남과 지방 정치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경쟁하면서 호남의 정치를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도 오는 15일 대선 공식 선거 시작 전에 한 번 더 호남을 찾는다. 무궁화호 전세 기차인 ‘윤석열차’를 타고 12∼13일 이틀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추가 양자 토론이 성사될 경우 방문 일정이 변동될 수 있다. 이 대표가 도서지역을 방문했다면 윤 후보는 윤석열차와 버스를 이용해 호남 도심과 시·군 지역을 방문, 광주 선대위 발족을 끝으로 전국 17개 시·도 선대위 발족식을 모두 마친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는 선거 운동이 제한되는 ‘윤석열차’에서는 토크 콘서트와 라이브 방송 등으로 유권자와 만나 소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 호남 유권자 200만명을 대상으로 ‘윤석열체’로 손편지를 작성해 보내는 등 호남 맞춤형 선거운동에 집중했다. 윤 후보의 글씨체를 학습한 AI가 쓴 편지로 호남 발전 관련한 윤 후보의 공약과 지지 독려 내용이 편지에 담겼다. 국민의힘은 AI윤석열을 활용해 공식 선거운동 시작에 맞춰 시·군·구 단위의 지역 맞춤형 공약을 선보인다. 시·군·구에 배치된 유세차에 전광판에 등장한 AI윤석열이 해당 지역의 맞춤형 공약을 소개하는 것으로, 당 홍보국과 선대본부 정책본부에서 200개가 넘는 지역별 맞춤 공약 소개 영상을 준비 중이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대선을 위해 준비한 ‘비단 주머니’가 호평을 받으면서 윤 후보와 한창 갈등을 빚던 때보다는 이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는 평가다. 선대본부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차’와 같은 아이디어는 이 대표만이 낼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며 “후보와 선대본부 모두 이 대표의 아이디어, 실무자들의 추진력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동원과 법인카드 횡령 등의 의혹 외에도 이 후보 매제의 안양시청 공무직 채용 비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초과이익 환수를 포기한 공모지침서 작성 배경, 성남의 뜰의 수익금 흐름과 이 후보의 급증한 현금 등에 대한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국민의힘 김진태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성남·안양시에서 친인척 교차 채용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며 “성남에 거주하던 이 후보의 매제가 2011년 11월 안양으로 이사한 뒤 석 달 만에 안양시청 청사 관리원으로 채용됐다. 매제가 안양시설관리공단으로 옮겨가자 여동생이 그 자리에 채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대호 안양시장의 처남은 2017년 7월 성남문화재단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