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힙합 가수 다이나믹듀오의 ‘기름과 물처럼 우린 섞일 수 없는 운명’이라는 노래처럼 기름과 물은 서로 섞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두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서로 섞일 수 없는 기름과 물의 운명을 바꿀 수 없는 것일까요? 운명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요!
화학은 기름과 물의 운명을 바꿔줄 수 있는 ‘계면활성제’라는 물질을 발견하게 되었고, 실제로 이는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에 매우 밀접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 계면활성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보았습니다.
◆알고 싶다! 계면활성제(Surfactant)
먼저 계면활성제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계면활성제는 왼쪽의 기다란 소수성 부분과 오른쪽의 친수성 부분, 이렇게 두개의 영역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물을 싫어하는 성질인 소수성을 다르게 표현한다면 친유성, 즉 기름을 좋아하는 성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친수성이란 소수성의 반대되는 개념으로써 ‘물을 좋아한다’ 또는 ‘기름을 싫어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계면활성제에는 물을 좋아하는 부분과 기름을 좋아하는 부분이 동시 존재하기 때문에 기름에는 소수성 부분이, 물에는 친수성 부분이 결합해 결국에는 기름과 물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서로 섞이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입니다.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계면활성제의 활용
1. 세수 후 스킨로션을 바르면 당기는 느낌이 사라진다!
세수 후 흔히 피부가 땅기는 듯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그런 느낌은 스킨로션을 바름과 동시에 사라지는데요.
클렌징폼이나 비누로 세수한 뒤에는 얼굴 표면에 계면(interface)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피부가 땅기는 느낌을 받는 이유도 바로 이 계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킨로션이 계면활성제로써 그 계면을 풀어주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피부가 땅기는 느낌도 사라지게 해주는 것입니다.
2. 찌든 때에 소주를 묻혀 닦으면 잘 닦인다!
닦아도 닦아도 수세미만 더러워지고 닦이는 것 같지 않은 기름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어머니들이나 자취생 여러분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방 청소에서도 화학지식을 알고 있다면 수월하게 할 수 있는데요.
음식 조리 중 조금씩 생기는 기름때는 먹다 남은 소주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청소할 수 있습니다. 때의 기름 성분이 표면이나 벽에 달라붙어 잘 떼어지지 않죠. 소주에 함유된 계면활성제의 소수성 부분과 때가 결합하면 떼는 과정을 수월하게 도와줍니다. 앞으로 집안 곳곳의 기름때 또는 찌든 때는 소주로 해결하기 바랍니다.
3. 음식도 알고 먹어야 더 맛있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맛을 자랑하는 중국 음식을 먹을 때 간장 소스에 고춧가루를 뿌려서 드시는 이들이 많으실 텐데요. 중국 음식의 기름지고 느끼함 탓에 그 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고춧가루 매콤함의 힘을 빌리는 것입니다.
직접 해본 이들을 알겠지만, 간장 위에 고춧가루가 둥둥 떠다닐 뿐 섞이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볼 때마다 들곤 합니다.
옆에 있는 고량주 한방울을 간장 소스에 떨어뜨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고춧가루의 기름 성분과 간장 소스 물 성분의 계면이 사라지면서 어느새 고춧가루가 소스에 녹아버리는 놀라운 화학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음식을 조리할 때 와인 같은 술이 첨가되는 이유가 바로 고춧가루가 간장 소스에 녹아버리는 현상과 같습니다. 음식도 이런 계면활성제의 힘을 알고 먹는 사람이 더 맛있고 즐겁게 먹을 수 있겠죠!
앞서 보여준 것과 같이 계면활성제는 생소한 이름과 달리 우리 생활에 아주 밀접하게 녹아 들어와 있으며, 그것이 없는 생활은 매우 불편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이제는 기름과 물이 섞일 수 없는 운명이 아닌 섞일 수 있는 운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이해됐나요? 계면활성제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 중이며 촉망받는 연구 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는 손 씻을 때 사용하는 비누부터 전문적으로는 계면활성제를 이용한 고분자 코팅 기술까지 그 연구의 깊이가 무한한데요. 앞으로 계면활성제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가 성공하여 우리의 삶에 더 많이 녹아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한화솔루션 블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