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레이스 마지막 한 달 구간에 들어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하향 조정 국면에 들어선 지지율에 다급히 비상등을 켠 모양새다.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던 지지율이 반등은커녕 다소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자 막판 전략 수정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는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였던 설 연휴 민심도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으며 위기감이 고조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에 부인 김혜경 씨의 '의전 논란'이 불거진 데다 연휴 직후 열린 첫 TV토론 효과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는 것이다.
TV토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판정패'했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도 나온 상황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설 명절을 마치고는 지지율이 치고 올라갈 것으로 보고 전략을 짜놨었다"며 "여전히 윤 후보와 경합상태로 나온 이상 새로운 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메시지 전략을 다소 공격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한편 스윙보터인 부동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방위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전날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눈물'을 보인 데 이어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비공개 회동'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하나로 해석된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이 후보에게는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 일부 친노·친문 지지층과 중도 및 합리적 보수 성향의 부동층을 동시에 껴안으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선대위 총괄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전 위원장을 비롯한 합리적 보수 성향의 지도자급 인사들을 계속 만날 예정"이라며 "다만 정치적으로 게임을 하듯 이분들을 (선대위에) 모셔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중앙대 법대 스승인 이상돈 전 의원과 이날 오찬 회동을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중도·보수 성향으로 평가되는 인사다.
앞서 네거티브 중단 선언을 했던 이 후보의 입도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나란히 양강 구도를 달리고 있는 윤 후보를 정조준한 직격성 발언 빈도를 늘리며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려는 것으로, 이는 지지층 결집 노림수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공개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녹취록을 지렛대 삼아 이 후보는 물론 선대위, 당 지도부도 전면에 나서 연일 윤 후보에 맹공을 퍼붓는 중이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했던 '대장동 특검'을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봉하마을에서 "결국 화천대유 업자들에게 이익을 준 것은 윤 후보 아닌가. 또 이익을 본 것도 윤 후보"라며 "윤 후보님. 당당하고 자신 있으면 (대장동) 특검을 수용하시라"고 압박했다.
송영길 대표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대장동의 실체가 이재명이라고 지금까지 페인트칠하고 공격을 해왔는데 실세는 박영수, 윤석열이 대장동의 몸통이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며 국민의힘에 "지금이라도 빨리 특검 수용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