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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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전 한은 총재 등 역대 정부 장·차관, 李 지지 선언 “경제도약 이끌 유일한 후보”

“지금 우리나라는 국가경영 능력이 탁월한 사람을 필요”
“험난한 산비탈 가는 버스에 아마추어 운전사 선택하겠느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정연구포럼 주최로 열린 민주정부 장·차관급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등 고위공직자 출신 인사들이 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역대 정부에서 장·차관과 기관장 등을 지낸 인사들로 구성된 ‘국정연구포럼’은 이날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열고 “이 후보만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경제 도약을 이끌 유일한 후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국정연구포럼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 고위직 출신 회원 104명으로 구성됐으며 박 전 총재가 상임고문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상임대표를 맡았다.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 성경륭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공직 경험을 통해 쌓은 전문성으로 국정운영에 공헌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향후 국정운영과 정책 개발을 위한 연구·조사 활동을 하고, 대선 공약·정책 평가와 자문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전 총재는 인사말에서 “지금 우리나라는 국가경영 능력이 탁월한 사람을 필요로 한다”며 “험난한 산비탈을 달려가는 버스에 타는 승객들이 운전대를 한 번도 잡아보지 못한 아마추어 운전기사를 선택할 것이냐.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재는 이어 “노동소득에 대한 세금은 줄이고 자산소득에 대한 세금은 늘려야 한다. 부동산 보유 과세는 선진국 수준으로 계속 높여야 하고, 부유층은 주식매매 차익에 대해서도 단호히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민 모두가 빈부와 관계없이 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는 교육의 기본소득화가 필요하다. 저소득 계층 자녀의 대학 졸업까지 모든 학비를 국가가 부담해야 하고, 재정이 허용되는 대로 이를 전 국민에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개혁을 누가 할 수 있느냐. 저는 이재명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전 총재는 또 “새로운 진보의 길로 가려면 국가 이익을 위해 좌우를 넘나들 수 있는 실용주의 정책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정책 가운데에는 방향이 옳았음에도 실용주의적 노력이 부족해 지탄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 주 52시간 노동 문제, 최저임금 문제, 대일 외교 문제, 조국 장관 임명 문제 등등이 그러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박 전 총재는 이 후보가 자신의 중앙대 제자라며 “학과장으로 있을 때 이재명 학생이 특등 장학생으로 선발됐다는 소식을 들은 게 1980년대 초”라며 “이 분이 벌써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자 다음 인사말에 나선 정 전 장관이 “그런데 학점은 잘 받으셨느냐”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내기도 했다. 이 후보도 “(학점을) 짜게 줬다”는 농담으로 응수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