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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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배제 안해”…尹, 安과 담판 ‘불 지피기’?

尹 "후보끼리 전격 결정해야"…安 "진정성 없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2022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대선이 불과 3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의힘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본격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안 후보는 아직 '불쾌감'을 나타내며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7일 공개된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 야권 단일화에 대해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단일화 질문에 즉답을 피해 왔던 것에 비하면 한층 전향적인 언급이다.

 

뉴스1에 따르면 윤 후보는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도 거론했다. 양측의 공개 협상을 통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가 아닌 '후보 간 담판'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단일화를 한다면, 바깥에 공개하고 진행할 게 아니라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보수 진영에선 내가 단일화에 대한 절박함이 없다고 하고 여권은 단일화를 부추기는 척하지만, 내가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안 후보에 대해서는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에 나온 분이라는 점에서 저와 방향이 같다"며 "합쳐서 갈 수 있으면 가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단일화로 인해 일부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일화를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1997년 DJP연합(김대중+김종필)을 화학반응이 일어난 사례로 제시했다.

 

윤 후보의 이런 언급이 공개되자 선대본부도 즉각 이전보다 적극적인 입장으로 단일화 논의를 거들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전날 입장문을 내고 "당 선거대책본부는 후보 단일화에 대해 거론한 적 없고 향후 계획을 논의한 바도 없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하루 사이에 입장이 크게 달라진 셈이다.

 

단일화의 마지노선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투표 시작할 때라는 분도 있고 투표 용지 인쇄라는 분도, 사전투표 전까지는 언제든지 열려 있다는 분도 있는데 그 중간 어디쯤이 될 것"이라며 "깊이 생각하고 정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윤 후보 인터뷰에 대해 "DJP 연합을 얘기했는데 (단일화가 이뤄지려면) 조용히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했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역시 공개 협상보다는 '후보 간 담판'을 염두에 두고 안 후보측을 압박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 공론화 방식은 시한이 지났다. 지금은 정치적 결단 차원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담판' 방식의 단일화를 시사하는 등 국민의힘에서 일제히 '후보 간 담판'을 통한 단일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대선 후보등록일(13~14일) 전 단일화 마무리를 위해 곧 윤 후보와 안 후보가 회동을 추진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다만 '담판' 방식의 단일화는 사실상 지지율이 낮은 안 후보의 양보를 상정하는 방식이어서 안 후보가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서 단일화가 언급되는 데 대해 "이런 문제를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단일화를 언급한 권 본부장을 겨냥해 "어제(6일)는 아니라고 그랬다가 오늘은 또 된다고 그랬다가 (한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단일화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한테 미리 어떤 사전 협의같은 것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단일화 얘기가 계속 나오는 이유를 뭐라고 보냐'는 질문에 "말씀드렸지 않나. 저는 당선을 목표로 뛰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