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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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포스트 팬데믹’ 전환 검토… 오미크론 확산, 정점 다다랐나

지난 7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의원들이 워싱턴DC 美 의사당 앞에서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미국인들을 추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포스트 팬데믹’(팬데믹 이후) 전환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정점을 찍었다고 보고 일상 회복을 위한 채비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바이러스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했다가 한 달 만에 델타 변이를 맞닥뜨린 경험 탓에 발표를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정부가 코로나19 비상사태에서 벗어나 포스트 팬데믹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도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코로나 대응팀 해체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지만, 당국자들 중에는 봄이 되면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들도 적잖다”고 전했다.  

 

일부 보건 전문가와 주지사들도 전환의 밑그림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언제쯤 팬데믹 종결을 선언하고 방역 규제를 풀어도 되는지 지역사회 전염 수준이나 입원 환자 수 같은 지침을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지난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주지사 간 회의에서 애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미국이 팬데믹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과거의 정상으로 어떻게 돌아갈지에 대한 명료한 지침을 달라”고 요청했다. 뉴저지주와 델라웨어주처럼 다음달 학교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기로 한 곳도 있다.

 

이와 관련해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를 방역 규제 해제 기준으로 지목한 바 있다. 스콧 고틀리브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도 전날 CBS방송에서 “미국이 아직 팬데믹 종식에 가깝지는 않지만 주지사들이 방역 조치를 언제 접어야 할지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여전히 위기 상황이며, 오미크론 확산 차단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다음 단계를 계획하더라도 화려한 쇼나 중대 발표 형식은 아닐 것”이라며 “지난해 7월 행사를 악몽처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7월4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미국은 다시 돌아오고 있다. 바이러스로부터의 독립 선언에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며 마스크를 벗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8월부터 델타 변이 대유행을 맞아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