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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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환율 1210원까지 상승 전망”

입력 : 2022-02-08 21:03:34
수정 : 2022-02-09 07: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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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美 기준금리 3월 인상폭에 촉각
한·미 금리차 축소… 자금이탈 우려
명동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206원까지 넘어서며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원·달러 환율이 1190원대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일시적 현상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121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달러=1200원’을 위기징후로 보는 외환시장에서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달러 강세 속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16억달러 가까이 줄어들며 3개월 연속 감소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1200.7원) 대비 3.0원 내린 1197.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198.0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1197.1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1206.4원까지 오르며 1년7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뒤 1200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하락세는 일시적일 뿐 환율이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2월 금융시장 브리프’에서 원·달러 환율이 이달 말 121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금융시장 모니터’에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미국 달러 가치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현 0∼0.25%인 기준금리를 오는 3월 인상할 것으로 예고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그 수준이 한 단계(0.25%포인트)가 아닌 두 단계(0.50%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월 고용지표는 시장의 예상 수준을 상회했고,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도 7%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은 이미 지난달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인상한 바 있어, 이달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달아 인상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하고 연준이 한 단계 인상할 경우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0.75∼1.00%포인트로 축소된다. 연준이 두 단계 인상을 단행한다면 그 차이는 0.50∼0.75%포인트로 줄어든다.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줄어들수록 외국인 자금 이탈 유인 커지고 환율은 오르게 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내 교역여건 악화도 원화 취약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11월 30억달러 흑자에서 12월 4억5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하더니 올 1월에는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인 48억9000만달러로 불어났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환보유고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정부가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가 계속 개입할 수는 없다”면서 “방파제 역할을 하는 한미 통화 스와프도 지난해 말 종료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환율이 오를수록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게 되고, 환율은 더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할 위험도 내재돼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