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자신을 둘러싼 ‘공무원 사적 이용’ 의혹 등에 대해 “(제보자인 공무원) A씨는 피해자가 맞는다”며 사과한 다음 날인 10일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글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현 대변인은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님도 발언을 자제하라고 했다”고 적었다가 해당 문구를 삭제, 수정했다.
현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제가 피해자를 탓하는 발언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이에 대한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현 대변인은 김씨의 ‘황제 의전’ 의혹 및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A씨를 향해 “증거 수집하기 위해 일 다닌 것이냐”며 “후원계좌를 만들었는데 결국 돈 때문에 폭로한 것 아니냐”고 말해 ‘2차 가해’ 논란이 인 바 있다.
현 대변인은 사과문 서두에 “김혜경 여사님이 사과했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님은 발언을 자제하라고 했다”고 썼다가 삭제했다. 마지 못해 사과한다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듯 해당 문구를 지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 전 대표는 대선 지휘봉을 잡은 첫날인 지난 9일 선대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씨 논란에 대해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SNS에 쓸데없는 글을 올리지 마라. 중도층은 그런 것을 싫어한다”며 의원들을 상대로 ‘SNS 자제령’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 위원장의 사과 언급이 나온 지 약 7시간 만에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전 논란 등에 대해 사과했다. 김씨의 사적 심부름에 공무원이 동원됐다는 첫 언론보도가 나온 지 12일 만이다.
김씨는 “제가 져야 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다.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거 후에라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드리고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씨는 제보자 A씨에 대해서는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면서 “A씨는 제가 경기도에 처음 왔을 때 배씨가 소개해 줘서 첫날 인사하고 마주친 게 다이다. 그 후에는 소통하거나 마주친 게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에 관한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김씨는 ‘어떤 사실관계에 대한 사과냐’는 질문에 “지금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실체적인 진실이 밝혀지면 질 때까지 최선 다해서 협조하고 그에 따라 결과가 나오면 응분의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다.
제보자 A씨는 김씨의 기자회견 후 입장문을 내고 “김혜경씨는 정작 중요한 질문, 꼭 답해야 하는 질문에는 하나도 정확하게 답하지 않았다”며 “‘법인카드 유용을 어디까지 인정하는지’, ‘그 많은 양의 음식은 누가 먹었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